무너진 수비, 홍명보 감독의 고민은 계속 된다

상대 역습에 결정적 헛점 노출, 월드컵 앞두고 고민 커져

'홍명보호'가 불안한 수비를 떨치지 못했다. 오히려 위기감만 키우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브라질월드컵 출정식을 겸하는 이 경기에서 '홍명보호'는 계속해서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 조직력에 다시 한 번 약점을 노출했다.

사실 한국은 경기 내내 튀니지를 몰아세웠다. 월드컵을 앞두고 수비 연습을 할 기회가 필요했지만 튀니지가 생각 이상으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 탓에 오히려 한국이 많은 공격 기회를 얻었다.


한국이 높은 경기 점유율에도 골을 넣지 못하는 사이 튀니지는 전반 종료 직전 날카로운 역습으로 골 맛을 봤다. 주하이에르 다우아디가 중앙선 부근에서 단독 드리블 돌파한 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정확하게 골대 구석을 노려 찬 땅볼 슈팅으로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다우아디가 다소 느리고 불규칙한 드리블로 페널티박스까지 들어오는 동안 수비공간에 5명의 선수가 있었지만 정확한 전담 수비 없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공간이 벌어졌고,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경기 초반부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수비가 상대 역습에 무너졌다. 무엇보다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예선부터 지적됐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중앙 수비 조합이 뒷공간을 쉽게 내줬고, 상대 공격수와 1대1 방어에 취약한 약점을 다시 한 번 노출했다.

골키퍼 정성룡(수원)이 보여준 수차례 선방이 아니었다면 1골이 아니라 더 많은 실점도 나올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나마 1골 차 패배가 다행스러웠다. 아직 월드컵 개막까지 시간이 남은 데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6~70% 수준이었다는 점을 참작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요소는 찾을 수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본 김용갑 전 강원 감독은 "수비가 형태를 갖추고 있을 때는 괜찮지만 역습 때는 분명한 문제를 보였다"면서 "아직 조직적인 면에서 미흡하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선제골을 내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장외룡 MBC 해설위원 역시 "실점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수비가 벌어졌다. 선수들이 모여서 훈련한 것이 오래되지 않아 이런 장면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하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이런 장면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분명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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