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정부 회개하라"…美 한인 신학생 133명 '시국선언'

(사진=미주 한인 신학생 블로그 캡처)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미주 한인 신학생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시국선언에 나섰다.

지난 1일 공개된 이들의 '시국 성명서'에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따끔한 충고와 비판이 담겼다.

신학생들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여라' 등의 성경구절을 인용해 "무능함과 무책임을 덮으려고 하는 불의한 행위, 권력, 그리고 자본의 탐욕을 규탄한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회개와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한다"고 시국선언의 취지를 밝혔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게는 "스스로 세월호 참사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조해야 한다"면서 세월호 참사에 얽힌 의혹 규명,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 전폭 수용, 실종자 수색 총력, 특별법 제정, 모든 정보의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정부를 향해 "더 이상 국민을 부패한 정치 권력과 탐욕적인 자본의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정책을 '국민의 생명보다 기업과 자본의 이익의 편에 서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스스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권력 구조의 최고 지위에 있는 책임자임을 깨닫고 철저한 반성과 그에 합당한 처신을 해야 한다"고 뼈있는 충고를 건넸다.

정부뿐 아니라 같은 기독교인들의 회개와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일부 교회 목사들의 '세월호 망언'을 언급하고, "우리들은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희생자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어주지는 못할 망정, 희생자와 유족들을 두고 비아냥거린 목회자들은 유족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안겨주었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교회가 "구조적 악을 외면하고, 침묵으로 불의에 동조하게 했다"며 "회개, 반성과 더불어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학생들은 마지막으로 "사건의 명백한 진위가 밝혀지고 자본보다 생명이 중시되는 나라가 될 때까지 신학도로서 우리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성명서를 끝맺었다.

1일까지 미주 35개 학교의 133명 신학생들이 해당 성명서에 서명했으며, 한국 시간으로 오는 3일 발표될 예정이다. 서명은 블로그(http://sewol-theology.blogspot.kr/)를 통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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