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맨 앞에서 이끄는 '1번 타자 전성시대'

민병헌(왼쪽부터 시계방향), 김강민, 박용택. (자료사진=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LG 트윈스)
2014년 프로야구의 화두는 '타고투저'다. 외국인 선수의 가세도 있지만,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특히 올해는 1번 타자들의 기세가 무섭다. 그야말로 1번 타자 전성시대다.

그동안 1번 타자는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주로 맡았다. 중심 타선 앞에서 밥상을 차려주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트렌드가 점점 바뀌고 있다. 물론 테이블 세터의 역할도 수행하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1번에 서는 경우도 있다. 중심 타선 못지 않게 잘 치는 1번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한 방을 갖춘 1번 타자

그 선두 주자는 역시 민병헌(두산)이다. 올해 민병헌은 무시무시하다. 지난해 3할1푼9리를 기록하며 타격에 눈을 뜬 민병헌은 올해 타율 3할7푼8리(3위)에 홈런 8개(공동 15위)를 치고 있다. 1번 타자로서 도루(6개)가 좀 적지만, 딱히 도루에 대한 필요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27개의 도루를 기록했으니 맘만 먹으면 도루는 늘어날 수 있다.

예비 FA 김강민(SK)도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타율 3할1푼7리(25위)에 홈런 9개(공동 12위)로 무서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고, 도루 역시 14개로 7위다. 홈런과 도루 모두 SK에서는 최고다.

박용택(LG) 역시 힘을 갖춘 1번 타자다. 올해 홈런이 3개에 불과하지만,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을 정도로 언제든 두 자리 홈런을 때릴 능력이 있다. 타율은 3할2푼.

서건창(왼쪽), 박민우(오른쪽 위부터), 이용규, 이대형.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

▲잘 치고 잘 달리는 1번 타자

서건창(넥센)도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최근 가장 무서운 타자이기도 하다. 타율 3할7푼9리(2위)에 도루는 공동 1위(20개)다. 최다안타(77개)는 1위다. 홈런은 2개지만, 3루타 6개, 2루타 13개로 잘 치고 잘 달리는 1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 중인 박민우(NC)도 1번 타자 역할을 100% 수행하고 있다. 타율 3할2리에 도루 20개(공동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용규(한화)는 부상에서 100% 회복되지 않은 탓에 도루 8개에 그치고 있지만, 타율은 3할1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2012년 44도루를 기록한 경험이 있는 만큼 몸 상태만 100%가 되면 더 강력한 1번 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형(KIA)도 타율 2할9푼8리, 도루 10개를 기록 중이다. 2008~2010년 3년 연속 60도루를 찍을 정도로 빠른 발이 일품이다. 타격감이 조금 떨어졌지만, 1루에 나가기만 해도 상대 투수들을 괴롭힐 수 있는 1번 타자다.

야마이코 나바로(위부터), 정훈.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롯데 자이언츠)

▲새로운 1번 타자

챔피언 삼성은 배영섭의 입대로 1번 타자에 대한 고민이 컸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야마이코 나바로가 1번을 맡으면서 상승세를 탔고, 선두 자리까지 꿰찼다. 나바로는 타율 3할5리, 도루 8개를 기록 중이다.

정훈(롯데)은 최근 1번 자리를 꿰찼다. 그동안 이승화, 김문호 등을 시험했던 롯데의 고민도 해결됐다. 타율 3할2푼9리(16위)다. 특히 지난 두 경기에서는 13연타석 출루라는 새로운 기록까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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