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를 노리고 있는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로서는 치열한 당 내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예상했던 대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박 후보는 선거 전 각종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 대해서는 일단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힌 바 있다.
"거듭 말했듯이 서울시장 자체가 엄중한 책무"라며 "저는 지난 2년6개월간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고 최선을 다했다. 나머지 기간도 열심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장이 갖는 정치적 위상과 향후 예상되는 지지자들의 요구를 고려하면 박 후보가 밝힌 뜻과 달리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0년 3자대결로 치러진 선거와 달리 양자대결로 이뤄진 선거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누르고 충남지사 자리를 다시 거머쥔 안희정 후보도 명실공히 잠룡 반열에 올랐다.
안 후보는 선거 운동 전에도 "김대중과 노무현을 잇는 장자로서 집안을 이어가겟다"며 자신의 시선이 대선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감추지 않았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지방정부의 실천과 실력을 쌓아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좋은 대안을 만들어낸다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다만 "그 시점이 어떻게 될 지는 저도 당장은 말씀드리지 못하겠다"며 대선을 바라보더라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여기에 오는 7·30재보선에서는 정동영, 손학규 상임고문 등도 원내 진입을 노릴 것으로 예상돼 대선을 둘러싼 당 내 역학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주의 타파'의 깃발을 앞세워 대구시장에 도전했으나 낙선한 김부겸 후보도 40%에 이르는 지지율이 정치적 활로 모색의 든든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볼 수 있다.
낙선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야당의 불모지에서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한데다 대구 출신 새정치연합 주자라는 점에서 그의 확장성은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대선에 실패했으나 역시 차기를 도모하고 있는 문재인 의원도 있는 만큼 새정치연합은 가히 잠룡들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 3월 통합을 통해 일약 제1야당 공동대표로 등극한 안철수 대표로서는 바야흐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야권 대표선수로서의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반면 당 내 대표적 386정치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송영길 후보는 인천시장 재선에 실패하면서 다음 행보가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