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낮게 또 낮게' 콜로라도 타선 잠재웠다

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고지대의 영향일까. 닷새를 쉬었지만, 패스트볼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대신 낮게, 또 낮게 제구를 해가면서 쿠어스필드를 이겨낸 류현진(27, LA 다저스)이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6-2로 앞선 7회말 시작과 동시에 브랜든 리그에게 마운드를 넘기면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지난 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 이어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졌다. 89~91마일의 공이 대부분이었다. 연신 93마일의 공을 뿌렸던 지난달 27일 신시내티 레즈전보다 확실히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로테이션을 계속 소화하다보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타구가 10m 가량 멀리 뻗어나가는 쿠어스필드에 대한 비책으로 제구를 들고 나왔다. 낮게 공을 컨트롤하며 콜로라도 타선을 상대했다.

덕분에 장타를 최대한 줄였다. 콜로라도 타선은 홈인 쿠어스 필드에서 그야말로 불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27경기에서 팀 타율 3할3푼5리에 홈런을 43개나 때렸다. 쿠어스 필드에만 오면 투수들이 작아졌다.

류현진도 8개의 피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럼에도 2실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낮은 공으로 장타를 줄였기 때문이다.

4회말 선두 타자 드류 스텁스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장타가 없었다. 안타도 내야 안토 혹은 땅볼로 내야를 지나간 안타였다. 3회말 트로이 툴로위츠키의 중전 안타는 중견수 안드레 이디어의 판단 미스였다. 5회말까지 장타 하나로 콜로라도 타선을 잠재웠다.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다. 구속이 더 떨어지자 장타가 터져나왔다. 공도 높았다. 결국 스텁스에게 홈런, 마이클 맥켄리에게 2루타, 찰리 컬버슨에게 3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원정 불패 행진을 이어갔다. 부상 복귀 후 무너지는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구속이 떨어졌음에도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잠재울 수 있는 비결은 역시 제구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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