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낙인 vs 한국인 맞나"…與, 문창극 놓고 내홍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사진=윤성호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놓고 새누리당 내부 의견이 '옹호'와 '비판'으로 엇갈리고 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는 문 후보자를 감싸는 옹호 발언과 강력한 성토 발언이 맞부딪쳤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대위원의 비판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먼저 윤상현 사무총장은 "정치인이 맘껏 말하는 것처럼 언론인도 자유롭게 말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라며 "예전에 한 말 몇마디를 가지고 삶을 재단하고 그의 생각을 규정하려 한다면 그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문 후보자 비판 여론을 공격했다.

윤 사무총장은 더 나아가 "진영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편을 갈라 낙인찍는 것은 후진적 정치, 분열의 정치, 갈등의 정치"라며 "이런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리 후보자든 장관 후보자든 있는 그대로 보고 차분히 검증해야 한다"며 "7.30 재보선을 위해, 늘 해오던 낙마 실적 관성에 따라 또다시 흠집내기 청문회 망신주기 청문회를 한다면 새정치의 '새'자 근처에도 갈 수 없다"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윤 사무총장은 "후보자에게 일방적 낙인찍기, 딱지 붙이기를 해서는 안된다"며 "내가 싫어한다고 남도 싫어하게끔 다그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정치 공세로 치부했다.

그러나 국회 동북아역사특위 위원이었던 정문헌 비대위원은 "문 후보자의 과거 심각한 발언들은 대한민국 사람의 말이 맞는지 의문이 갈 정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청문회 절차도 있지만 통과되더라도 이러한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국정운영의 앞날이 걱정된다"며 "문 후보자는 본인의 역사인식 및 사관에 대한 솔직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심각한 오류가 있고 후보 검증에도 실패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인사가 만사란 말을 실감케 한다. 하자 오류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잃게되는 신뢰의 가치는 지지율 몇% 하락과는 비할 수 없는 손실"이라며 청와대와 당 차원의 대책과 개선책 마련을 요청했다.

그러자 비대위원장인 이완구 원내대표는 "그런 말은 비공개 회의 때 해줄 것을 당부한다"면서 비판에 제동을 거는듯한 발언을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 앞서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발언 전문을 봐야겠다"고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우리가 좀 반성하고 좋게 가자는 의미에서 말한 것 아닌가 싶다. 악의를 가지고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라이프포럼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표현이 잘못된 것은 분명한데 원래 뜻은 좋은 뜻으로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라면서도 "변명할 수는 없는 일이고 다소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인사나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문제에 대해서는 "교인이 교회에 가서 강연하는 것까지 다 찾아보고 거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두둔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 지명은 건국 이래 최대 인사참사"라며 "청와대는 즉각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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