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그바는 15일(한국 시각) 일본과 '2014 브라질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17분 투입됐다. 골이나 도움 등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선 것만으로 드로그바는 존재감을 충분하게 발휘했다.
사타구니 부상 탓에 선발에서 제외됐지만 들어가자마자 완전히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드로그바는 투입되자마자 일본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절묘한 뒷꿈치 패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골이 되지는 못했지만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코트디부아르는 일본의 단단한 수비가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19분 윌프레드 보니(스완지시티)가 서지 오리에(툴루즈)의 오른쪽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 동점을 만들었다. 드로그바가 투입된 지 불과 2분 만이었다.
역전골까지 터졌다. 동점골 이후 역시 2분 만에 제르비뉴(AS로마)가 역시 오리에의 크로스를 머리로 밀어넣었다. 직접적인 관여는 없었지만 드로그바 효과였다.
드로그바는 이후에도 노련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반 시간을 끌면서도 뺏기지 않는 볼 간수와 동료들을 이용하는 패싱력을 선보였다. 결국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FIFA(국제축구연맹)도 홈페이지 경기 기사에 드로그바의 영향력을 주목했다. FIFA는 "후반 중반 투입된 전 첼시의 아이콘의 투입은 일본 수비진에 부담을 주면서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이어 "2분 만에 2골이 나오자 일본 팬들의 북소리는 조용해졌다"고 묘사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드로그바는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다. 2006년과 2010년 드로그바는 분전했지만 잇따라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과연 아프리카 최고 선수로 꼽히는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