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월드컵에서 작아지던 메시, 한 방이 있었다

리오넬 메시.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단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휩쓴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는 메시가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얘기다.

이상하다. 그 잘 나가는 메시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이 아닌 조국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으면 이상하리 만큼 작아진다.

메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전까지 A매치 86경기에 출전해 38골을 넣었다. 분명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메시는 2009-2010시즌부터 바르셀로나에서는 34골-31골-50골-46골-28골을 넣었다. 5시즌 동안 3차례나 득점왕에 올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한 시즌 경기 수가 38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무시무시한 기록이다. 그래서 더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작아보이는 탓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에서는 그야말로 한 없이 작아진다.


메시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백업으로 출전했다. 그리고 1골을 넣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팀이 주축 선수로 나섰지만, 1골도 넣지 못했다. 팀 성적도 두 대회 모두 8강전 탈락. 게다가 메시가 주축으로 뛰었던 남아공월드컵 8강에서는 독일에 0-4로 완패했다. 메시에게 비난의 목소리가 집중됐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메시에세는 자존심 회복의 기회다. 메시도 "이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도 때가 왔다. 물론 월드컵은 매우 어렵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우승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상대 수비가 너무 두터웠다. 16일(한국시간)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F조 1차전. 보스니아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에미르 스파히치를 중심으로 2~3명이 항상 메시를 에워쌌다. 메시가 막히자 아르헨티나도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중반까지 보스니아의 자책골 덕분에 힘겹게 1-0으로 앞서갔다. 메시에게는 월드컵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메시는 말 그대로 메시였다. 단 한 방으로 보스니아를 울렸다.

후반 20분 곤살로 이과인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골문으로 다가간 메시는 수비수 1명을 뒤에 달고, 또 다른 수비수 1명을 제치면서 왼발로 슛을 날렸다. 메시의 슈팅은 수비수 옆을 스쳐 왼쪽 골대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단 한 방으로 이름값을 해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각종 베팅사이트에서는 월드컵 득점왕 예상이 줄을 이었다. 메시는 네이마르(브라질),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등을 제치고 도박사들의 선택을 받았다. 보스니아전이 끝나도 이 선택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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