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광고 시장을 둘러싼 지상파 3사의 치열한 경쟁 속 차범근 해설위원이 해설을 맡은 SBS의 시청률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5일 방송된 2014 브라질월드컵 32강 일본 대 코트디부아르 경기에서 S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은 5.4%(이하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3사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방송사는 MBC로 8.5%의 시청률을 보였으며 KBS 2TV가 7.9%가 그 뒤를 따랐다.
월드컵 경기 전만 해도 축구 팬들과 방송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차붐 부자와 배성재 캐스터를 내세운 SBS의 선전 속, MBC와 KBS의 각축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월드컵 시작일부터 현재까지 시청률 순위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방송사는 MBC(15일 일본: 코트디부아르, 8.5%)였다. 2위는 같은 경기를 중계한 KBS 2TV (7.9%)였으며 3위는 MBC가 중계한 이탈리아 대 잉글랜드전(6.9%)였다.
SBS는 이탈리아 대 잉글랜드 전이 6.3%를 기록,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지만 이는 메인 중계진인 배성재-차붐 부자가 아닌 정우영 캐스터와 박문성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았다. 차범근 해설위원이 중계를 맡은 경기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는 15일 일본 대 코트디부아르 전(5.4%)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방송 및 스포츠 관계자들은 12년간 해설을 맡아온 차범근 해설위원에 대한 '지루함'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차범근 해설위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감독, 해설위원이지만 12년간 같은 해설을 듣다보면 지겨울 수 있다"라며 "방송가는 항상 새로운 얼굴을 원한다. 2010 남아공월드컵이 SBS단독중계라 경쟁상대가 없었다면 2014 브라질 월드컵은 3사의 중계 진검승부 속 세대교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다고 낙담하기는 이르다. 중계전의 진정한 진검승부는 18일 오전 진행되는 한국 대 러시아전이다. 월드컵 개막 뒤부터 줄곧 시청률이 뒤쳐진 SBS는 이날 경기 중계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빠' 중계진을 내세워 막강한 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MBC와 이른바 '작두해설'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KBS 이영표 해설위원의 각축전 가운데 차붐 부자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