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To 홍명보호, '선제골=승' 공식은 없다



선제골은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승리를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대회의 초반 키워드 중 하나는 '뒷심'이다. 그 누구보다 혼다 케이스케는 이 사실을 잘 알고있을 것이다.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아르헨티나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경기까지 총 11경기가 끝났다.

무승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누군가 먼저 골을 넣었고 어떻게든 승패가 갈렸다. 지난 11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의 전적은 어떻게 될까?


6승5패에 불과하다.

대회 첫 날부터 먼저 골을 기록한 팀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브라질과의 개막전에서 마르셀루의 자책골에 힘입어 기선을 제압했지만 이후 네이마르에게 2골을 허용, 1-3 역전패를 당했다.

그 다음 날에는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굴욕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선제골을 넣은 뒤 이후 5골을 내줬다.

대회 셋째날 경기가 열린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에는 4경기 중 2경기가 역전극으로 마무리됐다.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준 뒤 3골을 몰아넣어 승부를 3-1로 뒤집었다.

약체로 평가받았던 코스타리카의 역전승은 '죽음의 조'에 던지는 경고장이었다. 이탈리아, 잉글랜드가 함께 속한 D조를 대혼돈에 빠뜨렸다.

극적인 역전승도 나왔다. 일본은 혼다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코트디부아르전에서 후반에 출동한 디디에 드로그바 효과를 이겨내지 못하며 1-2로 졌다. 드로그바가 투입되자마자 동점골이 터졌고 1분 뒤에 역전골이 나왔다.

16일에도 경기 첫 골을 넣은 에콰도르가 스위스에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농구에서 존재하는 '버저비터'급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은 세페로비치의 세리머니가 끝나자마자 종료 휘슬이 울렸다.

홍명보호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18일에 열린다. 상대는 러시아. H조에 편성되다보니 경기 일정이 맨 뒤에 배치됐다. 나쁘지 않다. 앞서 열린 조별리그 경기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승부는 아예 없고 역전승은 많다. 그만큼 각 팀들은 조별리그 첫 경기의 중요성을 크게 보고 사활을 걸었다.

한순간도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된다. 경기가 언제 어떻게 반전될지 모른다. 스페인전에서 로빈 반 페르시가 성공시킨 환상적인 다이빙 헤딩 동점골은 경기장의 분위기 자체를 바꿨고 동시에 스페인에게 두려움을 심어줬다. 반전의 시작이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최근 평가전에서 수비 실수로 실점하는 장면이 나왔다. 심판이 휘슬을 불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잠시 수비를 멈췄다가 실점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는 초반부터 마치 토너먼트를 연상케 하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물론, 선제골은 중요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승리로 가는 작은 과정에 불과하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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