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 역사적, 신학적으로 짚어보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역사인식과 기독교' 토론회 개최

[앵커 멘트]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역사적 신학적으로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토론자로 나온 신학자들은 먼저, 하나님의 뜻이란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교회내 문화부터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라는 단어를 개인의 악한 욕망을 정당화 시키는데 이용한 역사적 사례들도 살펴봤습니다.

구약학자인 성공회대 김은규 교수는 십자군전쟁과 식민지 쟁탈전쟁 등이 그 대표적 사례이며, 일본기독교는 1910년 한일합방을 하나님의 뜻으로 미화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은규/성공회대 교수, 구약신학]
주교가 혹은 권력을 가진 교회권력이 사람을 화형시키고, 이런 데에서도 항상 '하나님의 뜻'으로 전쟁과 식민지 확장을 하는데 왔습니다. 문 후보가 이렇게 이야기한 것도 결국은 기독교의 지배이념을 정당화 하는 그런 맥락 선상에 있었다...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의 문제점도 짚어봤습니다.

역사신학자인 양현혜 교수는 일제시대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기독교인들은 독립운동을 '공의로 세상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뜻'으로 이해했다며 문 후보자는 식민사관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양현혜/이화여대기독교학과 교수, 역사신학]
적어도 기독교인에게 있어서는 '이것(독립운동)이 하나님의 공의대 대한 역사, 섭리에 대한 나의 신앙적인 응답'이라고하는 그런 체험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 같습니다.

역사학자인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올바른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문 후보자의 ‘조선 5백년은 허송세월했다’는 이른바 '자학사관'은 일본인들의 식민지 사관과 맥이 닿아있다며, 문 후보자는 식민사관이 지배하던 시대에 역사를 잘못 배운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 한국사]
적어도 1970년대 이전까지 역사교육을 담당했던 분들은 다 일제강점기에 공부를 한 분들이 대학에 있었고, 식민사관이 바른 역사관인 줄 알고...

참석자들은 이번 문 후보자 발언 파문을 돌아보며 한국교회가 역사적 진실을 정확히 배울 필요가 있으며, 타인의 아픔에 대해 함부로 신의 뜻을 적용하기에 앞서 공감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CBS뉴스 조혜진입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