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는 지난 벨기에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에만 2골을 내리 허용해 역전패했다. 후반 중반까지 고전하던 벨기에가 꺼낸 카드는 장신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투입이다.
벨기에의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펠라이니는 후반 20분 교체 투입 이후 5분 만에 케빈 더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 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펠라이니의 선제골 효과는 컸다. 수비적으로 경기하던 알제리의 견고한 수비가 흔들리며 10분 뒤 드리스 마르턴스(나폴리)의 역전 골까지 이어졌다. 벨기에가 승리를 위해 필요했던 것은 펠라이니와 10분이었다.
이 때문에 알제리전에서 김신욱(울산)의 활용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펠라이니보다 키가 더 큰 김신욱은 상당한 수준의 발재간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언제라도 경기에 투입되어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끝내 김신욱의 활용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가나와 평가전에서도 김신욱을 활용하지 않았던 홍 감독은 "김신욱의 활용법은 잘 알고 있다. 굳이 존재를 알릴 필요는 없다"면서 결정적인 순간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감추지 않았다.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철저하게 김신욱을 감췄다. 대신 발이 빠른 이근호(상주)를 투입해 선제골을 얻었다.
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홍 감독은 같은 태도로 일관했다. 홍명보 감독은 알제리전에 공격진의 변화를 줄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오늘 훈련을 마치고 결정할 것"이라며 "알제리전은 중요한 경기다. 훈련 후 전체적인 컨디션을 보고 결정하겠다. 김신욱이 활용법을 지금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선수가 나갈 것인지 여러 옵션을 전략적으로 사용할 생각이다. 우리 선수들은 잘 준비가 되어 있는 만큼 누가 나가더라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