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에는 인천 강화도 해병대 해안초소에서 근무하던 김 모 상병이 내무반에서 소총을 난사해 4명이 숨진 바 있다. 당시 사건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와 '기수 열외' 등 무시를 당한 게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번에 임 병장이 왜 이같은 짓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남북이 중무장 대치한 최전방 부대에서 내부 구성원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탈영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안보 측면에서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의 경우 사병관리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임 병장은 지난해 1월 22사단에 전입해 3개월 뒤인 4월 해당 부대의 인성검사에서 A급 관심병사로 판정을 받았다. A급 병사는 자살 징후 등에 따라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GOP 근무가 제한된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실시한 인성검사에선 B급 판정을 받아 12월에 GOP에 투입됐다고 한다. 입대 초기 GOP 근무가 부적절한 인원으로 분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병관리의 허점을 드러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지휘관은 관심사병인 임 병장이 GOP 근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지만, 인성검사의 평가가 달라진 것이 혹여 전방 GOP 근무 인력의 수급난과
연관이 돼 있는 지 차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일각에서는 육군 병력이 감축되면서 GOP 소요 인원을 채울 선발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가 군 안팎에서 나온다.
과거 병영 사고의 원인은 병사 개인의 부적응 뿐 아니라 대개는 상관의 가혹행위나 따돌림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측면에서 국방부와 육군은 지난 2005년 연천 총기 난사사건 이후 병영내 악습과 구태를 일소하기 위해 병영문화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해병대 사건, 고성 GOP사건 등 대형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병영문화개선이 부대 곳곳에 뿌리내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이밖에 군은 최전방의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극도의 긴장감 속에 근무하는 GOP 병력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심리상담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