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개인 신용카드 국내 사용액 역대 첫 감소…세월호 영향

노래방은 줄고 골프장은 늘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 중 개인들이 국내에서 물품이나 서비스 소비에 쓴 신용카드 승인액이 작년 동월보다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중 국내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현금서비스 제외)은 하루 평균 9천768억원으로 작년 4월(9천892억원)보다 124억원(1.3%) 감소했다.

한은이 2009년부터 편제한 이 통계가 전년 동월 대비로 감소세를 기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까지 증가율이 0%대로 가장 낮게 나온 올해 2월에도 승인액은 1억원 가량 늘었다.

업종별로는 유류판매가 17.5% 줄어든 것을 비롯해 서점(-17.2%), 국산 신차(-15.4%), 할인점(-10.3%), 유흥 및 사치업(-10.2%) 등이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밖에 주유소(-7.6%), 노래방(-6.2%), 상품권(-6.4%), 백화점(-5.0%) 등도 줄었다.

그러나 해외 여행의 증가세를 반영하듯 여행사 및 렌터카는 25.7% 늘었으며 한동안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강화한 동물병원(18.4%)의 증가율도 높게 나왔다.


대중교통(9.6%), 귀금속(9.5%), 슈퍼마켓(5.0%), 홈쇼핑 및 인터넷 판매(4.1%) 등도 늘었지만 증가율은 3월보다는 둔화된 수준이다.

예를 들면 홈쇼핑 및 인터넷 판매는 3월에는 11.5% 늘었다.

그러나 3월에 감소세(-3.3%)를 보인 골프장은 4월에는 오히려 증가세(0.7%)를 나타냈다. 골프장의 하루 평균 신용카드 승인액은 3월 53억원에서 4월 65억원으로 늘었다.

골프장 등 지출을 보면 세월호 참사를 보고 마음을 졸이면서 소비를 억제한 계층은 고소득층보다 서민층이라는 항간의 얘기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도별로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안산 단원고가 속해있는 경기도는 3.3% 늘고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가까운 전라남도는 3.4% 줄었다. 그러나 제주도(6.8%), 경기도, 대구(1.7%), 전라북도(0.5%)를 뺀 나머지 시도는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지난 4월 중 해외 지출분까지 포함한 개인 신용카드 승인액은 30조9천83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0.4% 증가했다.

해외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중 내국인의 해외 관광지출액은 16억9천68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4.7%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11조416억원으로 1.8% 늘었다. 3월의 증가율(6.2%)보다는 둔화됐지만 증가세는 유지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여신금융협회가 4월의 카드 승인액을 분석, 전년 동월보다 5.2%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법인 이용액과 체크카드 등 승인액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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