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 마비된 손 조절 실험' 첫 성공

뇌에 삽입된 마이크로칩 활용…"공상과학이 현실로"

뇌에 삽입된 마이크로칩을 활용해 생각으로 마비된 손을 움직이는 실험이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동안 로봇팔을 이용해 물건을 움직인 사례는 있었지만 마비된 자신의 팔로 물건을 집은 경우는 처음이다.

이번 실험은 수백만 명의 중환자들에게 생각을 통해 운동하는 새로운 생체 공학 시대에 대한 희망을 줄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웩스너 의료센터의 의사들과 비영리 연구센터인 바텔의 기술자들은 마이크로 칩이 부상한 몸에서 전달되지 않는 신호를 대체, 환자 생각을 읽는 '뉴로브릿지'(Neurobridge)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

이 기술은 환자의 뇌 특정 부위에 넣은 칩이 몸을 움직이려는 뇌의 생각을 감지한 뒤 이를 컴퓨터 신호로 변환, 환자의 팔에 부착된 전극 장치로 전달한다.


전기 자극을 받은 팔 근육이 반응하면 환자 생각대로 마비된 손을 움직일 수 있다.

폭 3.81mm(0.15인치)의 칩은 환자가 생각하는 것을 읽는 96개의 전극을 가지고 있으며 환자 뇌 내부 포트에 보관된다.

수영 사고로 가슴 아랫부분이 마비된 미국인 청년 이안 버크하트는 칩을 이용한 첫 실험에서 주먹을 쥐고 폈으며 숟가락을 집기도 했다.

버크하트가 집중력만으로 손을 움직이는 것을 지켜본 연구진은 '공상 과학이 현실이 된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버크하트의 외과 주치의인 알리 레자이 박사는 "사지마비, 뇌졸중, 뇌손상 환자 등이 생각함으로써 정신력을 이용할 수 있고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9세 때 물속으로 다이빙했다가 얕은 모래톱에 부딪혀 척수에 치명상을 입은 버크하트는 삶을 포기하지 않은 채 대학에 진학했다. 부상 전 라크로스 선수였던 그는 자신의 고교 라크로스팀을 가르쳐 주(州)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시켰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실험에 자원했다고 의사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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