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괴짜 부자' 뉴욕 노숙자들에 점심 제공

300달러 지급 약속은 번복…일부 참석자 불만 표출

중국의 '괴짜 부자' 천광뱌오(陳光標.46) 중국 장쑤황푸 재생자원이용유한공사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레스토랑에서 노숙자 250명에게 근사한 점심식사를 선물했다.

천 회장은 지난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게재한 전면 광고를 통해 1천 명의 노숙자에게 식사와 현금 300달러를 선물하겠다고 밝혔었다.

천 회장은 이날 점심 메뉴로 살짝 그슬린 참치와 필레미뇽 스테이크 등으로 이뤄진 코스 요리를 직접 선택했으며 식사 도중 80년대 아프리카 난민을 돕기 위한 자선곡인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를 부르기도 했다.


천 회장은 행사에 앞서 CBS방송의 'CBS 디스 모닝' 인터뷰를 통해 값비싼 사치품 구입에 열을 올리는 중국 부자들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난 부유한 가정이나 정부 관리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내가 4살 때 남자형제와 여자형제가 굶주림으로 죽었다. 그래서 자신감과 자기 동기 부여, 각고의 노력으로 성공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회장이 노숙자들에게 300달러를 주는 대신 뉴욕의 노숙자 구호단체에 9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계획을 변경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일부 손님들은 불만과 분노를 쏟아냈다고 AFP와 dpa통신은 전했다.

현지 뉴스 채널인 'NBC4 뉴욕'은 천회장과 손을 잡고 이날 행사를 주관한 '뉴욕 구제전도단'이 이 돈을 참석자들에게 주는 대신 이 단체에 기부하도록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저트가 제공되는 순간 해군 위생병 출신의 한 참석자는 "거짓말 하지 마라. 우리는 300달러 때문에 여기왔는데 이제 그가 태도를 싹 바꿨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이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떠나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 거세졌다.

34살의 한 참석자는 "요란한 선전"을 위해 노숙자들이 이용당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으며 또다른 참석자는 "누군가 우리 얼굴에 침을 뱉고는 '비가 오나'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뉴욕 구제전도단'의 크레이크 메이스 사무국장은 "정말 죄송하다. 신문광고에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불만은 아니었다. 일부 참석자는 멋진 경험이었다면서 멀리 중국에서 자신들을 돕기 위해 누군가 찾아와줬다는 점에 감동했다고 말한 것으로 AFP통신은 전했다.

자원 재활용 사업으로 50억 위안(약 8천600억 원)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천 회장은 미국에서 뉴욕타임스를 인수하겠다고 했다가 거부당하자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면서 화제를 모았다.

천 회장은 2008년 중국 쓰촨(四川) 대지진 때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펼쳐 당국으로부터 '영웅'으로 선정됐으며 활발한 자선 사업을 펼쳐왔지만 여러 차례 '기행'으로 구설에 올랐으며 언론 플레이에 능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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