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고개 숙인 손흥민 "이 엿을 먹어야 하나요"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3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esky0830@cbs.co.kr)


3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을 향해 일부 팬이 호박맛 엿 사탕을 투척했다. '의리' 논란과 더불어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돌아온 대표팀을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특히 2014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른 손흥민을 응원하는 팬들이 대거 인천공항을 찾았다. 그들은 손흥민의 이름을 연호했지만 손흥민 역시 대표팀의 일원이었다. 마음은 무거웠고 표정은 어두웠다.

손흥민은 기자회견 자리에 들어서며 풀죽은 목소리로 "이 엿을 먹어야 하나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거친 팬심에 선수들은 상처를 받았다. 개인의 영예 대신 팀 전체의 아픔 만을 간직하고 있는 손흥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손흥민은 "첫 월드컵인데 너무나도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슬프다. 대한민국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온 것에 대해 당연히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활발한 공격 가담을 선보여 국제축구연맹(FIFA)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고 알제리전에서는 0-3으로 뒤진 후반 초반 추격을 알리는 선제골을 넣으며 분전했다.

손흥민은 "너무 아쉽다. 지금은 이 기억을 다 잊어버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월드컵에서는 잘 준비한 팀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준비가 잘 안됐다는 점을 성적을 보면 다 나온다"며 아쉬워했다.

손흥민은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는 감격적인 순간을 경험했지만 귀국 기자회견에서 그 순간에 대한 소감을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팀 전체의 부진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팬들은 끝까지 손흥민의 곁에서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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