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데타 태국군 지도부 홀대

쿠데타를 일으킨 태국 군부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냉대가 이어지고 있다.

주태국 미국대사관은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미국독립기념일 행사에 군정 기관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단을 초대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 대사관은 방콕 시내 호텔에서 열릴 축하 리셉션에 영관급 장관들은 초대했으나, 쿠데타 주역이자 NCPO 의장인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과 NCPO 부의장 4명은 초대하지 않았다. 대사관은 그동안 매년 독립기념일 행사에 정부 지도자, 사회 저명인사, 외교관 등을 초대했다.


미국이 NCPO 지도자들을 초대하지 않은 것은 쿠데타에 대한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군부가 지난달 쿠데타를 일으키자 태국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비난하고, 일부 원조와 그간 진행 중이던 공동군사훈련 등 협력 활동을 중단했다.

군정 지도자들이 초대받지 못하자 이 행사에 초대받은 영관급 장교들도 초대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30일 일간 더네이션이 전했다.

한 장교는 "미국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주태국 영국대사관은 지난 11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 축하 리셉션을 열기로 했다가, 쿠데타 반대 표시로 이를 취소했다.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등 서방 세계는 태국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외교관계를 격하하거나 정부 관계자의 공식 방문을 중단하는 등 외교적 제재를 가했다.

이에 대해 NCPO는 정치 시위에 따른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질서 회복이 시급한 태국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조치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프라윳 육참총장은 내년 10월에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하면서 미국과 EU에 "대부분의 태국인이 이해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태국의 상황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우리가 제시한 해법에 그들이 만족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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