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옌예마(릴)가 지키는 나이지리아의 골문은 철옹성 같았다. 옌예마가 범한 단 한 번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프랑스의 신성 폴 포그바(유벤투스)의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만 21세의 나이로 '아트사커'의 중원사령관을 맡고 있는 포그바가 프랑스를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무대에 올려놓았다. 어린 시절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등이 활약한 1998 프랑스 대회를 지켜보며 키웠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포그마의 꿈은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브라질과 만나 직접 실력을 겨뤄보는 것이다.
포그마는 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16강전에서 후반 34분 헤딩 결승골을 넣어 프랑스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의 골키퍼 엔예마가 펀칭을 시도했지만 공은 옌예마의 손에 빗맞아 뒤로 흘렀다. 포그바는 찰나를 놓치지 않는 헤딩슛으로 비어있는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열었다.
프랑스는 후반 추가시간 조지프 요보(노리치시티)의 자책골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나이지리아는 첫 골을 내준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눈부신 선방을 계속 하던 옌예마를 무너뜨린 포그바의 한 방이 프랑스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그바는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다. 월드컵 8강 무대에서 뛴다는 것는 나의 오랜 꿈이었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는 누구도 두렵지 않다"고 자신한 포그바는 내심 개최국 브라질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프랑스와 브라질이 나란히 4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두 팀은 준결승 무대에서 만나게 된다.
포그바가 브라질에서 브라질과의 대결을 꿈꾸는 이유는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 때문이다.
포그바는 "브라질과 붙고 싶다. 어린 시절이었던 1998년 프랑스와 브라질의 월드컵 결승전을 본 기억이 있다. 굉장한 라이벌전이었다. 다시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포그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뷔해 2012년 유벤투스로 이적, 2년 연속 세리에A 정상 등극에 기여했다. 188cm의 장신에 탄탄한 기본기와 운동능력을 겸비한 프랑스 축구의 떠오르는 유망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