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IL 이슬람국가 선포는 위험한 도박"<英 신문>

이라크 수니파 반군을 주도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슬람국가 수립을 공식 선포했지만, 이는 조직을 스스로 위험에 빠뜨리는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이슬람문제 전문 언론인 J.M. 버거의 진단을 인용해 이라크 사태를 촉발한 ISIL의 이슬람국가 선포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지하드 조'의 저자인 버거는 ISIL이 성급하고 오만한 방법으로 이슬람국가를 선포함으로써 내전 개입 세력 간에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ISIL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3)가 국가 선포와 함께 모든 무슬림의 충성서약을 요구했는데 이 때문에 수니파 토착 세력과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토착 세력의 반발로 반군세력이 분열되면 ISIL로서는 기존의 점령 지역 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IL의 현재 군사역량이 자체 영토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준과 거리가 멀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미 주요 거점인 티크리트 지역에서 이라크 정부군의 반격에 밀려 패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버거는 이런 상황에서 국가수립을 선포한 것은 이라크 정부군과 시아파 무장세력, 쿠르드족 등을 자극해 ISIL에는 장기적으로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샤샨크 조쉬 연구원은 이와 관련 텔레그래프에 ISIL이 서로는 시리아 반군, 북으로는 쿠르드족, 남으로는 이라크 정부군에 막혀 교전 역량이 크게 저하됐을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북부의 수니파 과격 이슬람국가는 이라크는 물론 이란과 터키 등 주변국이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슬람 문제 전문가 야신 무샤르바시는 블로그에서 "ISIL의 국가수립 선포는 이라크 혼란상을 확대하고,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후원세력의 지지를 더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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