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 신뢰도 30%로 추락"<갤럽>

미국 민주주의와 법치의 최후 보루인 연방 대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역대 가장 낮은 30%로 추락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5∼8일(현지시간) 18세 이상 미국 성인 1천27명을 대상으로 16개 공공기관의 신뢰도를 묻는 전화 설문을 시행해 30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연방 대법원을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30%에 그쳐 197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연방 대법원 신뢰도는 2012년 37%, 2013년 34%로 계속 하락했다.

연방 대법원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1985년, 1988년 두 차례 가장 높은 56%의 신뢰도를 보였다.

2006년까지 신뢰도 40∼50%대를 유지했으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임기 2기인 2007년 34%로 뚝 떨어진 뒤 다시는 40%대로 올라서지 못했다.


자유와 인권의 파수꾼이라는 연방 대법원의 위상이 흔들리는 이유는 최근 보수적 판결이 주를 이룬 까닭으로 풀이된다.

보수성향 5명, 진보성향 4명 등 대법관 9명으로 구성된 연방 대법원 재판부는 최근 정치기부금 제한에 대해 위헌, 공공기관에서의 기도에 대해 합헌 등 보수 쪽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

30일에도 기업주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직원의 피임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결정해 피임, 불임수술 등 임신 조절에 드는 비용까지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에 치명타를 날렸다.

갤럽은 각 기관에 대한 여론 조사와 별도로 1991년부터 삼권 분립 연방 기관인 의회(입법), 대통령(행정), 대법원(사법)에 대한 신뢰도를 집계해 비교하고 있다.

의회 신뢰도가 40년 사이 최저인 7%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신뢰도 역시 지난해 36%에서 올해 29%로 7% 포인트나 급감했다.

집권 6년차인 오바마 대통령은 첫해인 2009년 가장 높은 51%의 신뢰도 지지를 받았을 뿐 2년째부터 30%대 신뢰를 얻는 데 그쳤다.

갤럽은 애초 큰 신뢰를 받지 못한 의회와 달리 대통령과 연방 대법원의 최근 신뢰도는 부침을 함께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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