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분쟁 지역으로 확대되고 무기 사용도 가능해지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국회에서는 자위대법 등 관련법을 정비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여당은 오는 9월 29일부터 70일 동안 임시국회를 열어 안보 법제를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외국에 파견할 때마다 특별법을 제정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일반법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일본은 또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는 자위대가 무력공격을 당하는 다국적군을 돕기 위해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제평화협력법(가칭)'의 제정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위대의 지원 범위가 비전투지역으로 제한돼 있었지만, 국제평화협력법이 제정되면 자위대의 수송·보급·의료 활동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PKO 활동이 아니더라도 유엔의 결의나 국제기구의 요청이 있으면 자위대를 파견할 수 있는 조항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 그레이존 사태(무력공격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어려운 영토 침해)에 대비해 자위대의 출동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아베 신조 내각이 후속 입법 작업에 이어 앞으로 실질적인 개헌까지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발언으로 숱한 논란을 일으켜왔다.
지난해 3월 태평양전쟁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승자의 판단에 의한 단죄"라고 주장했고, 같은 해 4월에는 '침략'의 정의에 대해 "국가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망언을 했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전쟁과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평화헌법)을 개정한다면 일본은 명실공히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된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명목 개헌을 단행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일본 내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집단자위권 행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전날 오후 총리관저 앞에서는 시위대 1만명(주최측 추산)이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의결한 이날도 같은 장소에서 시위대 2천명이 "헌법 9조를 없애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