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10대 '보복성 살해'로 이-팔 충돌 격화(종합)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공습…긴장 고조

'유대인 청소년 3명 납치·살해'와 '아랍 10대 소년 보복성 살해' 양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동예루살렘과 그 주변 도시에서는 2일 밤(현지시간)부터 이스라엘 군경과 성난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했고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또다시 공습했다고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청년 수십 명은 동예루살렘 주요 도로에서 마스크를 쓴 채 쓰레기 컨테이너와 불타는 타이어 뒤에 숨어 돌을 던지면서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했다.

그 주변 마을에서도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시위와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이번 충돌은 팔레스타인 소년 무함마드 아부 크다이르(16)가 전날 동예루살렘 모스크 인근에서 납치, 살해되자 이에 팔레스타인 주민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양측은 수년 만에 가장 격하게 대립했다.

이스라엘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거나 최루탄 가스를 흡입한 팔레스타인인 100여 명이 경상을 입었다고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공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가자지구 북부의 군사시설과 가자시티 동·서쪽 등 15곳을 공습했다.

이번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등 11명이 다쳤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에 가자지구 무장단체는 이스라엘과 국경 지대에서 총격을 가하거나 로켓 포탄을 쐈다. 이 로켓 포탄 가운데 일부는 이스라엘 남부 지역의 주택가에 떨어졌다.

유엔과 유럽연합(EU), 미국은 일제히 팔레스타인 소년이 납치·살해된 데 대해 비난 성명을 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비열한 행위'의 가해자는 즉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소년 살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보복 행위가 이 지역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비난이나 앙갚음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2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실종된 이스라엘 소년 3명이 20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전날 새벽에는 팔레스타인 소년이 납치된 뒤 살해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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