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시진핑 방한, 동아시아 美동맹 약화 의도"

관례 깨고 북한보다 한국 먼저 방문한 사실에 주목

미국 언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미국의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아시아에서의 외교 다툼'이라는 제목의 아시아판 머리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발언 등을 인용, 시 주석이 악화한 한일관계를 활용해 미국 동맹국 사이의 유대를 해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싱크탱크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사무총장이 "중국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한국을 떼어낼 기회를 감지하고 있으며 동아시아에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확대되는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시 주석 방한일인 3일 일본이 대북제재 일부를 해제한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외교 다툼이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WSJ는 아시아 지역에서 수년째 국가 간 관계 재설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 한국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중국을 장애물이라기보다는 동반자(partner)로 보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시 주석의 방한을 한미동맹의 기반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로 평가했다.

NYT는 "시 주석이 미국의 핵심적 동맹국인 한국을 방문한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지역 동맹을 동요시키고 중국 중심의 지역안보를 강화하려는 결심의 표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아시아 핵심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얼어붙은 반면 한중교역 규모는 2천70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미국의 동아시아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야심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 앞서 북한을 방문하던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이 한국을 먼저 찾은 사실에도 주목했다.

NYT는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냉대를 보여주는 대신 한국 끌어안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CNN방송도 '한국과 중국이 친해지면 북한은 누구와 어울리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 주석이 한국을 먼저 방문해 북한을 무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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