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공천' 기동민, 왜?…박원순 & 권은희 겨냥 포석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은 논란이 많던 서울 동작을 7.30 재보궐 선거 후보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격적으로 전략공천했다.

광주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던 박원순 키드, 기동민 전 부시장을 서울로 끌어올린 것이다.

광산을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운동 중인 천정배 전 의원을 배제한 뒤 유력한 주자이던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마저 광주 출마를 박탈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기동민’이라는 절묘한 다목적 카드를 쓴 것이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정치적 비중은 높지 않지만 표의 확작성이 높아 상대당인 새누리당이 허를 찔렸고, 새정치연합 내의 허동준 예비 후보와 정세균 계, 정동영 고문 등 중진 들도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당 지도부는 먼저 동작을 선거 승리용이라고 강조한다. 필승 카드라는 설명이다.

◈ 김·안의 기동민 선택은 다목적 포석

정몽준 전 의원 지역구로 서울 서초의 투표 성향과 비슷한 동작을 지역 정서를 감안해 40대 후반의 젊고 준수한 외모를 가진데다 박원순 시장 밑에서 정무부시장을 한 박원순의 사람을 꽂음으로써 새누리당 중진 정치인들의 출마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다.

새누리당 지도부로부터 ‘삼고초려’를 거절하고 소록도로 봉사를 떠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당의 요구를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기동민이라는 새 인물을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

기동민 후보를 꺾어도 본전이고, 만약 패한다면 정치적 장래가 송두리째 날아가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작을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후보(동작구 득표율 57.9%)는 새누리당의 정몽준 후보(41.3%)를 크게 이겨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아주 높은 지역이다.

새누리당은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의 등장에 따라 박원순 서울시장에 버금가는 경력과 이력을 가진 인물을 발탁해야 하는 큰 부담을 지게 됐다.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은 박원순 시장의 ‘후광’ 하에 선거를 치르는 전략을 쓸 것이고 실제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4일 “(동작을에) 새누리당이 어떤 거물을 내세워도 두렵지 않다”라며 “기동민 후보는 젊은 패기와 역량을 품은 미래 세력의 상징이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동작을과 광주 광산을 지역의 공천 혼란을 정리하고 중진 정치인들의 출마를 봉쇄하는 목적을 거둘 수 있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인 금태섭 대변인과 정세균 전 대표의 측근인 허동준 당협위원장을 동시에 배제해버리는 목적으로도 읽힌다.

정동영, 천정배 전 의원 등 새정치연합의 중량급 정치인들은 이번 재보궐 선거에 출마를 직간접으로 강하게 희망했다.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키드, 박원순 인맥의 공천을 통해 공천의 판을 흔들어버린 것이다.

세 번째로는 기동민 예비 후보를 빼내면서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묶어 버렸다.

새로운 인물을 내보낼 길을 튼 것이다.

네 번째로는 새정치연합의 최대 계보인 정세균 전 대표도 겨냥했다.

정세균계인 허동준 전 동작을 당협위원장을 배제함으로써 내년 당권 경쟁을 앞두고 정세균 전 대표의 최측근을 자른 것이다.

허동준 전 위원장이 당 대표실을 점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허 전 위원장과 기동민 전략공천 후보는 20년 친구사이다.

기동민 전 서울부시장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친구를 내친 자리에 자신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정치 현실에 대해 아주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 기동민과 허동준 20년 친구 사이…기동민, 전화도 안 받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이라는 카드를 서울에 던진 것은 이런저런 다목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 견제용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절묘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결과론적인 해석이긴 하지만 박 시장의 광주, 호남 교두보 확보를 차단해버린 것이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2기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로 돌아가지 않고 출마를 선언하고, 그것도 서울이 아닌 광주라고 발표해 버린 것이 왜 광주 출마냐는 의문을 갖게 했다.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텃밭이자 ‘광주의 선택’이 야당의 대선 후보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전례에 비춰볼 때 기동민 전 부시장이나 박원순 시장에게 2017년 광주는 더없이 중요한 지역이다.

기동민 전 부시장이 광주에서 당선되면 그는 박원순 시장의 2017년 대선에 대비한 조직을 결정할 것이고, 광주를 박원순 시장의 전초기지로 만드는 역할을 할 게 뻔하다.

그는 말을 하지 않지만 광주 출마에 앞서 박 시장과 사전에 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박원순 시장의 광주 교두보를 차단해버린 결과로 연결될 듯

기동민 전 부시장이 광주를 고집한 것이 박 시장의 광주 교두보 확보용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기동민 전 부시장의 동작을 차출은 김한길, 안철수 대표의 ‘심모원려’가 작용했다고 할 것이다.

기동민 전 부시장을 아주 잘 아는 야당의 한 중진 정치인은 “기동민을 광주에서 빼버린 것은 박원순 견제용이며 동작을 전략공천 발표 뒤 기동민 전 부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원순 시장 견제용’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기동민 전 부시장도 이런 견해에 대해 “충분히 그런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대외적으로는 박원순 시장을 배려한 듯이 기동민 전 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박원순 시장의 광주 터전, 교두보 확보를 막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천정배 전 장관과 기동민 예비 후보가 빠진 광주 광산을에는 그럼 어떤 후보가 거론될까?

◈ 당 지도부, 권은희 전 과장을 광산을에 심으려 한다

권은희 전 서울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 과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권은희 전 과장을 전략공천하려 하고 있다.

권 과장은 선거 참여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만약 국정원의 댓글 수사를 담당하다 좌천당한 권은희 전 과장을 공천한다면, 기동민 전 부시장 등과 연결돼 새인물의 수혈, 영입이라는 정치적 선전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4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우리가 미래세력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을 받아야 한다”라며 새 인물을 계속 영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 야, 새 인물의 수혈 영입 전략이다

한 정치 분석가는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기동민이라는 아주 절묘한 선택을 했으며 광주 광산을과 대전 대덕구까지 새 인물을 발탁한다면 15군데의 재보궐 선거를 조금은 유리하게 끌고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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