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낙동강엔 '녹조라떼', 금강엔 '이끼벌레'

6월에 녹조창궐은 올해가 처음…커지는 4대강 사업 부작용 논란

대구 시민들의 식수 공급처인 매곡취수장 취수구까지 창궐한 녹조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노컷뉴스)
낙동강에 초여름부터 녹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월에 낙동강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것은 관측 이래 올해가 처음이다. 그런가하면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주로 호수에 사는 흉측한 모습의 외래종 태형(苔形)동물까지 출현했다.

지난달 18일,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보통 폭염이 시작되는 7월과 8월에 조류경보가 발령되는데, 초여름인 6월달에 조류경보가 발령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23일 합천 창녕보에서는 강물 1밀리리터(ml)당 무려 29만7천 세포수가 검출됐다. 조류경보 발령기준(5천 세포/1ml)의 6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합천창녕보의 역대 최대 녹조 기록은 지난 2012년에 기록한 밀리리터 당 30만6,720 세포수다. 당시 시기는 8월 12일이었는데, 올해는 6월에 이미 이 수준에 근접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수돗물을 만드는 취수장 입구까지 녹조가 범람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강정고령보 인근의 매곡 취수장을 다녀온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취수정까지 녹조가 가득해 놀랐다"며 "6월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취수장 입구까지 녹조가 가득했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 것 같다"며 "대구 시민이 먹는 수돗물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전국 취, 정수장에 녹조대응 비상대책 강화 방침을 시달하고, 현재 먹는 물 정수처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까지 먹는 물에서 냄새물질이 기준치 이상이 되거나 독성물질이 검출된 적은 없지만, 긴장은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금강 백제보 수역에서 발견된 큰빗이끼벌레 (환경부 제공/노컷뉴스)
이런 가운데 금강과 영산강에서는 주로 저수지 등에서 발견되는 외래종 벌레인 '큰빗이끼벌레'가 다량 발견됐다.

큰빗이끼벌레는 북미지역에서 유래된 외래종으로, 1㎜ 미만의 개충들이 응집해 군체를 형성하면 커다랗고 흉측한 해삼처럼 생긴 모양으로 된다. 99.6%가 물로 구성돼 있고 군체가 커지면 축구공만한 크기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11종이 민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청정수역에서도 발견돼 수질오염과는 큰 연관이 없으나, 주로 정체수역에서 발견돼 물살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4대강 보 설치로 강의 유속이 크게 느려진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5월 이후 비가 작년보다 30% 가량 적게와서 강수량 부족으로 녹조가 초여름에 이례적으로 많이 발생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4대강 보 설치로 인해 강이 호수처럼 변하면서 녹조가 더 빨라지고 심해지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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