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침략역사 왜곡·미화 결코 허용치 않을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전면적인 항일전쟁 돌입의 계기가 된 '7·7사변(노구교(盧溝橋) 사건)' 77주년을 맞은 7일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에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일본은 이에 대해 국제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시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오늘날 여전히 몇몇 사람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과 전쟁 중 희생당한 수천만 명의 무고한 생명을 무시하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침략역사를 재차 부인하고 심지어 미화하며 국제적 상호 신뢰를 파괴하면서 지역긴장을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누구도 역사와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며 "누구든 침략 역사를 부정, 왜곡하고 심지어 미화하려 하다면 중국인민과 각국 인민은 결코 이를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을 정면으로 공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종일관 비장한 표정을 유지한 시 주석은 "(항일전쟁 당시) 중화의 자녀가 민족 독립·자주를 위해 머리를 바치고 뜨거운 피를 흘렸다"며 "모친이 아들을, 아내가 남편을 항전을 위해 전쟁터로 보냈다"고 말했다.

남편, 다섯 자식이 항일전쟁에서 희생된 한 여성을 거명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강연 끝에서 "우리가 긴밀하게 단결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 "위대한 항전정신" 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며 중국의 단결을 촉구했다.

삼군 의장대가 투입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는 일본군에 의해 희생된 중국인을 기리는 '독립자유훈장 조각' 제막식도 거행됐다.

식장 뒤에는 '국치를 잊지 말고, 중국 꿈을 이루자'(勿忘國恥, 圓夢中華)라는 내용의 표어가 내걸렸다. 중국중앙(CC)TV 등 주요 관영매체들이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7·7사변'은 노구교 인근에 주둔한 일본군이 1937년 7월7일 밤 "중국이 사격을 가했다"는 구실로 본격적인 중일전쟁을 촉발한 것을 말한다. 중국에 있어 이날은 전면적 항전에 돌입한 시점이다.

그러나 '7·7사변' 기념식에 당정 지도자들이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과거사와 동중국해 영유권 갈등 등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일본을 압박하고 대내적으로는 '위기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는 국가주석이 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3일부터 '일본 전범 자백서 45편 연속 공개' 활동에 나선 중국 중앙당안국(기록보관소)도 이날 중국인을 살해하면서 참수와 교살, 가스실을 이용한 학살 등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전범의 고백을 담은 '전범 자백서' 제5탄을 공개했다.

전범 쯔토무 나가시마(長島勒)는 이 자백서에서 "1942년 4월부터 1945년 7월까지 15차례의 크고 작은 토벌작전을 벌여 그 과정에서 항일군인 1천660명, 민간인 970명을 살해했다"고 적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강연에 대해 "중국이 공연히 역사 문제 등을 국제문제화하려는 것은 이 지역의 평화와 협력을 구축하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는 또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에 대해 미래지향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자세야말로 국가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것 아니겠냐"며 "역사 문제에 관한 중국의 동향에 대해 계속 관심을 두고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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