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아르헨티나, 독일에 맞설 '남미 자존심'

승부차기 끝에 네덜란드 꺾고 24년만의 결승행

아르헨티나가 남미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아르헨티나는 10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에서 연장까지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지만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자국에서 열린 1978년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월드컵 우승을 맛본 아르헨티나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무려 24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이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전날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대파한 독일과 오는 14일 새벽 4시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우승을 다툰다.

반면 아쉬운 패배를 기록한 지난 남아공월드컵 준우승팀 네덜란드는 개최국 브라질과 13일 새벽 5시 브라질리아의 국립경기장에서 3-4위전에 나선다.

두 팀 모두 전날 경기를 의식한 듯 경기 초반에는 수비에 높은 비중을 두고 경기했다. 이 탓에 전반 45분 동안 상대를 크게 위협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나이절 더용(AC밀란)의 그림자 수비에 시달렸고, 네덜란드 역시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 들어 양 팀은 나란히 교체 카드를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수비적인 교체였던 반면 공격적으로 나섰던 아르헨티나는 공격수들을 투입했다. 이 탓에 네덜란드는 후반 20분까지 슈팅이 고작 2개에 불과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시간에 로번이 상대 문전에서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바르셀로나)가 몸을 던져 저지했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에서도 끝내 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양 팀의 희비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네덜란드는 앞서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해 코스타리카전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골키퍼 팀 크룰(뉴캐슬)을 교체하지 못한 가운데 야스퍼르 실레선(아약스)가 골문을 막았다.

120분간 좀처럼 결과를 알 수 없던 팽팽한 흐름은 승부차기에서 의외로 쉽게 무너졌다. 네덜란드의 첫 번째 키커 론 플라르(아스톤빌라)와 세 번째 키커 베슬레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가 찬 공을 아르헨티나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AS모나코)가 연거푸 저지하며 승부가 기울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첫 번째 키커인 메시를 시작으로 에세키엘 가라이(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가 침착하게 성공하며 사실상 승리를 예약했다.

네덜란드는 네 번째 키커 디르크 카윗이 골을 넣으며 마지막 희망을 살렸지만 아르헨티나는 막시 로드리게스(뉴웰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로드리게스가 강하게 때린 공은 실레선 골키퍼의 손에 맞았지만 그대로 골대 안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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