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에 '유령마을'로 변한 가자지구

"1시간에 10차례 폭격"…밤 10시 이후 거리 '텅텅'

이스라엘의 공습이 일주일째 이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사실상 '유령마을'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황폐해져 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과 국경없는 의사회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최근 가자지구에 심할 경우 시간당 10차례가량 잦은 폭격을 가하면서 주민들의 외부 활동이 크게 제약받고 있다.

지난 며칠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에서 가옥 150여채가 완전히 부서졌으며 수백채는 심각하게 파손됐다.


낮에도 생필품을 구하는 것 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주민이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자의 주요 거리도 텅 비었다.

가자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에 전기가 5~8시간밖에 들어오지 않고 마실 물도 부족한 상황이다. 가자에 물을 공급하는 일부 수도관은 폭격에 파괴됐다.

가자의 누사이라트 난민 캠프에 머무는 팔레스타인 의사 무함마드 나브한은 이스라엘이 일정한 공습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건물과 주택 등의 목표물을 공격할 때 처음에는 작은 로켓 포탄을 쏴 그 주변 주민들이 대피하도록 경고를 보낸다. 그리고 몇분이 지나고 나서 전면적인 폭격을 가해 해당 목표물 전체를 파괴한다.

나브한은 "이런 폭격은 건물이나 주택 안에 주요 표적이 없을 때에만 일어난다"며 "(이스라엘은) 건물 안에 표적이 있다면 그와 그의 전체 가족들을 한꺼번에 몰살시킨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러한 폭격으로 가자에서 일가족 18명이 동시에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브한은 또 "밤 10시 이후에는 아무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가자는 유령마을과도 같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는 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폭격 소리를 듣게 된다"고 했다.

가자 지구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현장 코디네이터 니컬러스 팔라루스도 비슷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첫 며칠 동안 가자 주민은 그들이 머무는 건물에 공습이 곧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지만, 현재는 그런 경고가 체계적으로 보내지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 주민의 삶은 (이스라엘군에) 포위된 상태로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가자의 병원들은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었는데 이번 공습으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가자에 있는 구급차도 연료 부족으로 절반 정도만이 움직일 수 있는 실정이라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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