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제만행' 피해자들도 '1조원' 집단소송(종합)

中정부 전범자백서도 추가공개…"4세 여아도 총살"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중국인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을 상대로 1조 원 규모의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중국언론이 14일 보도했다.

2월에도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기업 등을 대상으로 무더기 손해배상소송을 자국 법원에 제기한 바 있어 중국인들의 대일 소송은 갈수록 증가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허베이(河北)성 펑룬(豊 潤)현 판자위(潘家욕<山+谷>)촌민위원회가 13일 중국민간대일손해배상소송연합회 측에 '판자위 학살' 피해자 유족을 대신해 일본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14일 보도했다.


허베이성 탕산(唐山)시에 위치한 작은 산간마을인 판자위촌은 제2차대전 기간 항일요새였던 곳으로, 1941년 1월25일 일본군에 의해 마을주민 1천298명이 학살됐다.

생존자 중 한 명인 판서우리(潘守力·86) 할아버지는 "가장 가슴 아픈 일은 노인, 부녀, 아이 등 노약자들이 학살된 것으로 당시 곳곳에 그들의 시신이 널려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일본군이 마을 여성들을 창고 같은 곳에 몰아넣어 집단 성폭행하고 나서 흉기 등으로 끔찍하게 살해했다고 말했다.

퉁쩡(童增) 중국민간대일손해배상소송연합회 회장은 "'판자위 학살'은 일본침략자들이 중국에서 저지른 전체 죄악으로 따지면 모래 알갱이 하나같은 것"이라며 "피맺힌 빚은 반드시 청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변호사를 고용해 자료를 정리하고 유가족들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번 소송이 법원에 안건으로 올라간다면 제2차대전 중 학살된 중국인 유족들이 국내법정에 처음으로 대일 집단소송을 내는 사례가 된다고 밝혔다.

소장에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60억 위안(약 9천845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일본은 1972년 양국의 공동성명으로 중국이 전쟁피해와 관련한 대일 청구권을 포기했다는 태도이지만, 최근 중국 내에서는 개인 청구권은 별개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고 중국정부도 사실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제 전범 자백서 45편 연속 공개' 활동에 나선 중국 중앙당안국(기록보관소)은 14일 중국인 1천100여 명에 대한 살해를 주도하고 스스로 수십 명의 부녀자를 성폭행한 전범 기쿠치 슈이치의 '자백서'를 공개했다.

1937년 만주국에 파견된 기쿠치는 자백서에서 "평시에 845명, 전시에 277명을 살해했다. 그중 민간인은 727명이었다"며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총 292차례에 걸쳐 중국인 1천112명에 대한 살해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특히 참살, 산사람 해부하기, 고문, 생매장, 독가스 혹은 세균 사용 등의 방법으로 총 50여 명을 살해했고 개인적으로 39명을 성폭행하는 등 60명에 대한 성폭행 사건에 관여했다고 실토했다.

그의 자백서에는 1938년 순찰을 하던 중 마주친 25세 여성을 살해하도록 지시했고 이 여성의 시신 옆에서 울고 있던 4살짜리 딸도 함께 총살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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