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집게' 최용수, 예고 승부수가 통했다!

후반 투입한 윤주태-고광민 연속골로 FA컵 8강행

최용수 서울 감독은 핵심 선수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대신한다는 계획이다.(자료사진=FC서울)
"오늘은 후반에 윤일록, 윤주태, 고광민이 나갈 겁니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2014 하나은행 FA컵’ 16강을 앞두고 3장의 교체카드 활용법을 미리 공개했다. 혹시 모를 승부차기를 대비해 이틀 동안 승부차기까지 연습했다는 최용수 감독이었지만 목소리에는 분명 자신감이 녹아있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물론, FA컵 16강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유독 자주 만나는 포항이라는 점에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일주일 전 포항 원정에서는 득점 없이 무승부에 그쳤던 만큼 안방에서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


경기 전 황선홍 포항 감독은 "서로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승부인 만큼 균형이 빨리 깨져야 한다. 균형이 일찍 깨지면 난타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양 팀 다 최근 흐름이 좋은 만큼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70분 이후에 진짜 경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후반 들어 윤일록과 윤주태, 고광민을 투입해 승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경기는 양 팀 감독의 예상대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지자 최용수 감독은 후반 8분 고요한을 불러들이고 준비한 승부수 가운데 가장 먼저 '에이스' 윤일록을 투입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포항의 차지였다. 포항은 후반 10분에 김원일과 교체 투입된 김형일이 선제골을 넣었다.

다급해진 서울은 후반 18분 수비수 김진규를 대신해 최용수 감독이 준비한 '두 번째 승부수' 공격수 윤주태를 투입하며 만회골을 넣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다. 후반 30분에는 몰리나가 나오고 '세 번째 승부수' 고광민까지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용수 감독이 경기 전 예고했던 세 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경기가 막판으로 향하는 동안 계속해서 포항을 몰아세운 서울은 후반 45분 극적으로 균형을 맞췄다. 김치우가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땅볼로 강하게 때린 공을 윤주태가 상대 문전에서 가볍게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1-1 동점골을 뽑았다. 극적인 연장 승부를 이끈 서울은 연장 후반 9분 고광민의 역전 골이 터졌고, 최용수 감독의 승부수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종료 직전 신광훈이 길게 문전으로 올려준 공을 김형일이 머리로 떨궜고, 이 공을 강수일이 서울의 골대 안으로 차 넣으며 양 팀의 승패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승부차기는 서울의 극적인 승리를 위한 또 하나의 양념이었다.

서울이 이틀 동안 준비했다는 승부차기에서는 골키퍼 유상훈의 활약이 빛났다. 포항의 두 번째 키커 김승대의 슛을 정확하게 막으면서 부담이 컸던 세 번째 키커 문창진의 슈팅까지 골대를 맞고 나가도록 유도했다. 결국 서울이 2-2(승부차기 4-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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