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타깃 된 '가자지구 땅굴' 실태는

땅굴 23개 확인…최대 깊이 27m·콘크리트 60만t 사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명분으로 가자지구 내 땅굴(터널) 제거를 내세우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땅굴의 실태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영토로 연결된 지하 땅굴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잠입 및 공격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에 땅굴을 모두 찾아내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땅굴의 규모와 전략적 가치, 목적, 건설 방식 등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스라엘이 이달 17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래 현재까지 발견한 땅굴은 23개에 이른다. 이스라엘군은 땅굴이 수십개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탐색·파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땅굴로 들어가는 입구가 66개나 발견됐는데, 이 중 상당수는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가자지구 동북부 셰자이야에 설치됐다.


필립 윌콕스 전 미국 국무부 차관은 "하마스는 땅굴 입구를 민간인이 몰려 있는 주택가나 학교 같은 곳에 설치했다"며 "땅굴이 있는 곳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ABC 방송에 말했다.

땅굴의 깊이는 최대 27m에 이르며, 콘크리트 60만t이 땅굴 건설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가자지구는 건설자재 반입이 엄격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하마스는 이집트와 연결된 또다른 땅굴을 통해 콘크리트를 들여왔거나 주택 건설 등의 용도로 수입한 콘크리트를 땅굴 건설에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땅굴이 이스라엘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른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마스가 당시 땅굴을 통해 이스라엘에 침입,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를 납치해 5년간 억류했다가 2011년 팔레스타인 재소자 1천27명과 맞바꾸는 '카드'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땅굴이야말로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에 대적할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스마일 하니야 전 하마스 총리는 지난 3월 연설에서 땅굴을 통해 "지하와 지상의 적들에 대적할만한 새로운 전략이 마련됐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하마스는 지난 한주 동안에도 땅굴을 통한 이스라엘 잠입 공격을 두차례 시도했다. 특히 19일에는 땅굴을 통해 이스라엘에 침투한 하마스 대원들이 국경순찰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군 2명과 하마스 대원 1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땅굴을 공습으로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상군 작전이 필요하다"는 이스라엘군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1일 "과거 '경제적 생명선'으로 활용됐던 가자지구 땅굴이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며 가자지구 땅굴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2006년 이후 이스라엘의 봉쇄로 정상적인 교역이 불가능해지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이 식료품과 연료, 의류, 자동차 같은 생필품을 조달하는 통로로 사용되던 땅굴의 용도가 바뀌어 지금은 하마스의 공격 전략에 활용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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