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권재판소 "폴란드내 CIA 비밀감옥 인권 침해"

"피해자들에게 10만∼13만 유로 보상금 지급하라"

폴란드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비밀 감옥을 운영하도록 해 결과적으로 인권을 침해했다는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판결이 24일(현지시간) 나왔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사우디아라비아 태생의 아부 주바이다와 사우디 국적의 알라힘 알나시리 등 2명이 폴란드 내 CIA 비밀 감옥에 갇혔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비밀 감옥에 갇힌 것은 고문이나 다름 없다"고 판결했다고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인권재판소는 폴란드가 고문 금지, 신체의 자유, 수사받을 권리 등을 어겼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해자들에게 각각 10만 유로, 13만 유로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폴란드 정부는 CIA 비밀 감옥의 폴란드내 존재 자체를 줄곧 부인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 재판 관할권 이외 지역에 알카에다 용의자들을 가뒀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장소를 밝히지는 않았다.

피해자들은 지난 2002년에서 2003년 사이 수개월 동안 폴란드의 CIA 비밀 감옥에서 수사관들로부터 고문과 모욕을 당했다며 폴란드를 고문방조혐의로 작년 12월에 제소했다.

특히 폴란드 정부가 고문이 자행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방조했고, 테러 용의자들이 관타나모 미군 기지로 옮겨지는 것도 묵인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CIA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 비밀 감옥을 설치해 테러 용의자들을 구금, 심문하고 미국에 보낸 것으로 유럽평의회 조사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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