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씨 시신을 정밀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5일 "시신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을 판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 당시 음주를 했거나 약물에 중독됐을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됐던 독살 또는 음독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서 원장은 "목 졸림 등 질식사 가능성, 지병 등에 의한 사망 가능성, 멍 등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 등을 모두 분석했으나 불행하게도 시신이 심하게 부패하고 내부 장기가 소실돼 사인 확인이 불가했다"고 말했다.
또 "음주 여부 확인을 위한 에탄올 등 다른 특별한 약물 검사도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검을 통해 확인한 좌측 대퇴골 길이와 추정 신장, 왼쪽 둘째 손가락 끝 마디 뼈 결손, 치아 및 DNA 분석 결과 "변사자는 유병언과 동일인이 확실하다"고 재확인했다.
정밀 감식을 맡은 국과수조차 사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면서 유병언 씨 사인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 씨와 마지막까지 행적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진 운전사 양회정 씨가 붙잡히지 않으면 사건은 영원히 미궁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검찰과 경찰 수사력은 양회정 씨 검거에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