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균 "아버지가 고초 당했던 사건 생각나 도피했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씨가 검거됐다. 유대균이 25일 오후 인천 광역수사대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 씨는 검찰 조사에서 도피 이유를 부친이 연루된 오대양 사건이 재현돼 고초를 겪을 가능성을 우려해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대균 씨와 박 씨에 대해 도피 경위, 도주 경로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긴급체포한 대균 씨의 수행원이자 측근의 여동생인 하모(35) 씨도 조사했다.

대균 씨는 검찰에서 도피 경위에 대해 "세월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고 이전에 아버지가 고초를 당했던 사건(오대양 사건)이 생각 나 도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 씨가 가끔 사다 주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며 "하 씨 외에 외부와 접촉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대균 씨는 3개월간의 도피 생활 동안 음식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해 20㎏이나 몸무게가 준 것으로 전해졌다.

대균 씨는 전날 조사에서 "하 씨가 당일 뉴스를 보고 부친 사망 소식을 전해 줬는데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송 차량에서 경찰관으로부터 다시 같은 이야기를 전해 듣고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경찰에 진술한 내용과 달리 검찰 조사에서는 4월 21일 자신의 차로 대균 씨를 금수원에서 용인 오피스텔로 옮겨줬다고 진술했다.

대균 씨도 동일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내연 관계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대균 씨와 박 씨는 구원파 신도 관계이고 그 밖의 사항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늦어도 오는 27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3명 모두 차분하게 진술을 잘하고 있고 상당히 협조적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으로 조각가로 알려진 대균 씨가 청해진해운 등 관계사의 경영에 직접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또 대균 씨에게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책임을 물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도 광주지검 목포지청과 협의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오후 7시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의 모 오피스텔에서 은신 중인 이들을 검거했다. 당시 오피스텔에서는 5만 원권 현금 1,500만 원과 3,600 유로(약 500만 원)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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