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자농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31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코트에 둥글게 모여앉아 마지막 스트레칭을 할 때였다.
조성민이 코트에 나와 뉴질랜드 선수단을 찾았다. 조성민은 앉아있는 선수들의 등을 차례로 두들기며 인사를 나눴다. 뉴질랜드 선수들도 환하게 웃었다. 지난 7월 중순 뉴질랜드 원정을 다녀왔고 한국에서도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적으로 만났지만 정도 많이 들었다. 작별과 격려의 인사였다.
조성민은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조성민은 "어제 양팀 선수단 모두 뉴질랜드 대사관을 갔는데 그쪽 관계자 분께서 첫 날 경기를 보셨는지 내 팔을 부러뜨리고 싶었다고 농담을 하셨다"며 웃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런 농담이 나올 정도로 그들의 관계는 가까워졌고 또 조성민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2차전 활약은 더 대단했다.
조성민은 이날 후반에만 3점슛 5개를 터뜨리며 팀내 최다 22점을 올렸다. 전반 한때 15점 차로 뒤진 대표팀이 후반 막판까지 접전을 벌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한국은 뉴질랜드에 70-71로 분패했지만 조성민의 활약만큼은 단연 눈부셨다.
1차전에서도 16점을 올린 조성민은 이날 뉴질랜드의 경계대상 1순위였다. 수비는 더 거칠었고 상대는 조성민의 공간을 지우기 위해 위험 요소가 있는 스위치 수비를 마다하지 않았다.
조성민은 "경기 초반에는 몸싸움에서 밀렸고 슛도 잘 안 맞았다. 계속 던지다보니 괜찮아졌고 느낌대로 갔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전반 4점에 그쳤지만 후반에만 18점을 몰아넣었다.
조성민은 뉴질랜드와 치른 총 다섯 번의 평가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몸싸움 적응 능력이 많이 좋아졌고 큰 선수를 상대로 한 자신감도 쌓였다. 큰 선수가 와도 이제는 던지고, 느낌대로 가야할 것 같다. 계속 시도하려고 한다. 오늘도 계속 시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