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진 하마스 군 최고사령관

이스라엘 암살시도 5차례 모면한 '변장의 귀재'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군 조직 알카삼 여단의 최고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49)는 막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저항을 진두지휘하는 '은둔형' 지휘관이다.

데이프는 특히 26일째 이어지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에도 8년간 이어진 가자지구 봉쇄를 풀지 않으면 휴전은 불가하다며 항전을 독려하는 등 이스라엘의 가공할 적수로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중동 일간지 걸프뉴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65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난민촌에서 태어난 그는 이스라엘 내 자살 폭탄 테러와 장병 납치, 로켓포 발사, 땅굴 건설 등 20년 넘게 하마스의 군사 작전에 관여해 온 베테랑으로 꼽힌다.

1980년대 가자 이슬람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던 그는 교내 이슬람주의 학생 단체를 이끌면서 가자지구의 이슬람주의 운동에 관여하게 된다.

데이프는 1996년 하마스 폭탄 제조책 예히야 아야시가 이스라엘군에 살해당하자 뒤를 이어 하마스의 주요 폭탄 공격을 배후에서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12월 팔레스타인의 2차 인티파다(무장봉기)를 계기로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교도소에서 탈출에 성공한 그를 이스라엘은 최우선 수배 대상자로 지목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당시 그가 탈옥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간수들이 그를 풀어준 것으로 의심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2002년 이스라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살라 셰하데의 뒤를 이어 알카삼 최고사령관 자리에 오른 그를 목표로 이스라엘은 5차례에 걸쳐 암살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덕분에 그는 '목숨이 아홉 개인 고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중상을 입고 최고사령관 자리를 부관인 아흐마드 알자바리에게 넘겼으나 2012년 11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바리가 숨지자 다시 최고사령관 직을 맡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데이프가 반신불수가 됐다거나 한쪽 눈을 잃었다는 얘기가 돌았으나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

데이프의 모습 역시 오래된 흐릿한 사진 몇 장 말고는 아직 공개된 게 없다. 가장 최근 사진도 20여년 전에 촬영된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의 은신처도 확인된 바 없으며 일반 주민 사이에 섞이면 전혀 눈치를 챌 수 없을 정도로 '변장의 귀재'로 통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데이프는 지난달 29일 육성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고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할 때까지 휴전은 없다며 "과도적인 해결책은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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