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무차별 공격에 시신수습도 어려운 가자 라파

"일부 주민은 냉동고에 시신 수십구 보관"

이스라엘군의 무차별적 공격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조대가 시신 수습은 물론 부상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지난 1일~2일 집중 포격을 가한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십구의 시신이 잔햇더미에 깔렸다.

건물 잔해를 치우고 시신을 수습하는 작업에 참여한 불도저 운전사 이사 아켈(50)은 자신의 신변 안전 때문에 잔해 아래의 시신들을 꺼내는 일을 중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라파 동부 지역에 사는 아켈은 자신의 아내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2일 라파 일대의 주요 거리에는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응급차는 몇 시간 동안은 이들을 구조하러 갈 수도 없었다.

라파시의 절반가량이 이스라엘 공습을 받았다. 언제 어디서 공격을 당할지 몰라 주민 대부분은 바깥에 나가 시신을 땅에 묻기도 어려웠다.

라파 시장 수브히 라드완은 "우리는 건물 더미에 깔린 시신들을 꺼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수백통 걸려 왔지만 구조 차량과 트럭은 대부분 지역에 접근할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공격에 구급 대원과 공무원, 집에 머물던 민간인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았다"며 공습 탓에 전기와 식수 부족, 위생 문제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라파의 일부 주민은 시신을 둘 안전한 장소를 찾지 못해 수십 구의 시신을 냉동고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스라엘군 탱크는 지난 1일 라파의 구급차를 타격하기도 했다. 이 공격으로 구급대원 3명이 숨졌다.

또 라파의 유일한 병원이 이스라엘 포격을 끊임없이 받으면서 이 병원 의사들이 환자와 시신을 급히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라파에서는 최소 1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곳곳을 27일째 공격하면서 전체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천752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9천200명으로 치솟았다.

라파에서 이번 대규모 인명 피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일 유엔·미국이 제안한 72시간의 인도주의적 휴전에 돌입하고 나서 약 2시간 뒤에 발생했다.

당시 라파 일대에서 땅굴 수색 작전을 벌이던 이스라엘군과 가자 무장단체가 총격전을 벌여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휴전은 곧바로 결렬됐다.

이스라엘군은 그때 자국 군인 1명이 하마스 세력에 납치당했다고 주장했다가 뒤늦게 해당 군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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