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40년째 백신 없는 이유 알고보니…

에볼라 바이러스 (사진=유투브영상 캡쳐)
에볼라 바이러스 사망자가 800명을 넘은 가운데 백신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수익성 백신만을 개발하는 제약업체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공중보건전문가기구(FPH) 회장 존 애슈턴은 4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보낸 기고문에서 "피해자들이 너무 적어 제약회사들이 투자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를 영국에서 발생한 것처럼 간주하고 대응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는 신종 바이러스가 아니다. 40년여 전부터 이미 발병 사실이 확인돼 학계에 보고된 바이러스다. 그러나 발병 지역이 주로 저개발국가인 아프리카에 국한돼 있어 제약업체들의 관심으로부터 비껴나 있었다.

애슈턴 회장은 이런 제약회사들의 행태를 "사회적 역할과 도덕적 책임이 부재한 자본주의의 파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에볼라가 급속히 확산되는 현재 상황을 1976년 에이즈가 창궐했던 시기와 비교하며 "에이즈도 처음에는 서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유투브영상 캡쳐)
그러면서 "그때와 이번 사태 모두 힘없는 소수집단이 바이러스의 피해자가 되면 초기 대응이 늦어지고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여성이나 아이, 혈우병 환자 같은 무고한 집단이 희생돼야만 비로소 언론과 학계,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고 제대로 된 해법을 찾는다"고 꼬집었다.

애슈턴 회장은 이미 적용이 가능한 연구 결과들을 언급하며 백신 생산을 머뭇거리는 제약업체들의 행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4∼5종의 예방 백신이 개발됐지만 해외 제약회사들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많지 않아 이윤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백신 생산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슈턴 회장의 주장은 제약업계가 경제적 이익만을 좇아 백신을 개발할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백신개발사업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경제논리를 넘어서 이번 사태를 대처해야만 한다"며 제약업계와 영국 정부의 인도적 지원과 참여를 촉구했다.

FPH는 영국 공중보건 전문가 약 3,200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기구로 영국 내 공중보건의 표준기준을 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1,440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 중 82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아직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고 있어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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