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부활' 류현진, 슬라이더와 상생 가능했다

'체인지업, 아직 살아있죠?' 8일(한국 시각) LA 에인절스와 원정에서 시즌 13승을 달성한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
최근 아쉬움으로 남았던 체인지업의 위력도 살아났다. 딜레마였던 변화구의 교통 정리가 이뤄졌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은 8일(한국 시각) 미국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 원정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탈삼진 2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의 7-0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13승째(5패)를 따냈다. 그러면서 클레이튼 커쇼(13승2패)에 함께 팀 내 다승 1위와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ERA)도 3.39에서 3.21로 떨궜다.

무엇보다 그동안 애를 먹었던 체인지업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수 100개 중 직구가 53개였고, 변화구 중에는 체인지업이 20개로 가장 많았다. 커브가 16개, 슬라이더가 11개였다.

이날 류현진이 상대한 타자는 25명. 이 중 체인지업은 6명에게 승부구로 쓰였다. 1회 에릭 아이바와 마이크 트라웃 등 연속으로 이 무기로 잡아냈다.

5개 타구 중 4개가 땅볼이었고, 1회 트라웃의 뜬공도 유격수에게 잡혔다.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잘 떨어졌다는 뜻이다.

▲체인지업, 계륵이 아니라 류현진의 존재감이다

체인지업은 류현진이 국내뿐만 아니라 지난해도 주무기였던 구질이다. 하지만 올해 상대 분석의 의해 잘 맞아나갔다. 지난해 1할6푼대였던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올해 3할1푼을 넘었다.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승리를 앗아갔던 구종도 체인지업이었다. 2-1로 앞선 7회 2사 1루에서 연속 3개를 던졌다가 동점 2루타를 맞았다.

때문에 최근에는 고속 슬라이더를 배워 요긴하게 써먹었다. 커쇼로부터 그립 등을 배웠고, 여기에 또 다른 동료 조시 베켓에게 커브 비결을 전수받아 낙차를 더 키웠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줄이고 슬라이더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로 현재 류현진에게 직구 외에 믿을 구석은 여전히 슬라이더다. 이날도 슬라이더는 11개뿐이었지만 7명에게 결정구로 쓰였다. 이 중 2개가 탈삼진으로 이어졌다.

체인지업은 아직 다소 불안했다. 최대 위기였던 6회 2사 2, 3루를 만든 것도 체인지업이었다. 2사 1루에서 앨버트 푸홀스에 던진 3구째 시속 134km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2루타가 됐다.

하지만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을 찾기에는 충분했다. 최근 류현진은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느라 팔 각도를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체인진업 구사에 애를 먹었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류현진은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았다. 습득과 적응 능력이 빼어난 류현진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공존 가능성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에도 류현진은 직구 다음으로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 직구(51.8%), 체인지업(19.4%), 슬라이더(16.7%), 커브(12%) 순이다. "류현진의 최고 무기는 체인지업"이라는 커쇼의 말처럼 여전히 류현진을 상징하는 구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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