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세월호] "애들아, 어딨니?"…흐느끼는 진도 앞바다

[절규하는 유가족③] [NocutView]'기다림의 버스'

'잊지 않겠다'고 그토록 다짐했던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벌써 기억 저편의 '망각'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7·30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여야 정치권은 '기다렸다는 듯이', '쫓기듯이'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다. 유가족들은 '망각'을 위한 또 다른 야합일 뿐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망각'의 대한민국…. 세월호마저 '망각'의 제물이 되고 말 것인가?[편집자주]


서울에서 버스로 5시간, 거리로는 420㎞ 왕복 800㎞가 넘는 이 먼 여정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6월 첫 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시민들을 진도 팽목항으로 데려다 주는 것이 바로 이 '기다림의 버스'이다


아이 손을 꼭 잡은 학부모부터, 나이 지긋한 어른까지 연령대는 달라도, 미안한 표정에 슬픔의 잠긴 모습은 하나같다.

조용히 그리고 경건하게, 사람들은 5시간이 넘는 거리를 기도와 한숨으로 메운다

진도 실내체육관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7시. 오는 길이 막혀 예상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걸렸다.

피곤한 몸이지만 체육관에 도착해서 뵙게 된 유가족을 보게 되면, 그마저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게 된다.

유가족과 눈을 맞추고 무릎을 꿇고 얘기를 듣다 보면, 금세 눈시울이 붉게 물든다.

그리고 이동한 곳은 팽목항이다. 진도 관제센터에서 팽목항까지 조용하지만 강한 발걸음으로 그리고 두 손에 촛불을 들고 침묵 촛불 행진을 한다.

참가한 김혜경 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언가 해줄 수 없다는 게 할 수 없다는 느낌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라며 "힘을주고 싶다는 생각에 오게 됐다."라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참가자들 하나, 둘씩 팽목항 등대 밑으로 모여들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 어둡고 고요한 바다에 흐느낌과 슬픔으로 물든다.

등대 앞에 멈춰 선 '기다림의 버스' 일행들은 남아있는 10명의 실종자들 이름을 부르며 묵념하고 또 미리 준비해온 노란 바람개비를 등대에 묶어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

무박 2일로 참가한 '기다림의 버스' 참가자 곽미선 씨는 "점점 시간이 갈수록 잊히는 것 같다. 잊지 말아야 한다" 라고 말하며 외롭고 쓸쓸한 팽목항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참사 118일.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10명의 구조자를 기다리는 가족과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만 남은 팽목항은 다시 고요로 휩싸이고 참가자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떠난다.

세월호 참사 13일째인 28일 오전 전남 팽목항에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다. 황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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