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내란음모 무죄' 판결에 요동치는 정당해산심판



항소심 재판부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는 11일 열린 이 의원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12년에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가벼운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선고형량이 줄어든 것은 항소심 재판부가 이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들 중 내란음모 혐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우선 이 의원 등이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면서 내란을 선동한 점"과 2013년 5월10일, 12일 이른바 'RO회합'으로 알려진 모임의 '녹취록'에 대한 증거 능력을 모두 인정했다.

하지만 이 의원 등의 선동에도 불구하고 "'RO'회합 참석자들이 '내란범죄 실행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내란 음모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이 11일 서울 고등법원에서 개최됐다. 이 의원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CBS노컷뉴스 사진공동취재단)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의 검찰측 주장의 핵심인 혁명세력 'RO'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비록 재판부가 이 의원 등의 유죄는 유지했지만 '내란음모'와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찰에게는 '뼈아픈' 선고결과가 돼버렸다.

당초 검찰은 이 의원 등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기소할 수 있었음에도 형법상 '내란음모'죄를 적용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법무부의 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가 가능했던 것도 이 의원등에 대한 내란음모죄 적용이 큰 발판이 됐다.

대남혁명을 추구하는 'RO'라는 조직이 실존하며, 대부분 진보당원인 RO회원들이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 음모에 적극 합의·가담했다는 것이 법무부 측 주장의 핵심이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대로라면 'RO의 실체'와 '진보당원들의 내란 음모 참여'라는 법무부 주장의 양대 기틀이 모두 무너지게 된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선고가 있은 뒤 진보당 변호인단과 검찰측 반응은 희비가 엇갈렸다.

변호인단은 "내란음모 무죄이면 내란선동도 논리적으로 당연히 무죄이다. 대법원에서 반드시 내란선동을 무죄로 파기환송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부가 내란음모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판결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상고를 통해 바로잡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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