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있고, 없고에 넥센의 힘이 달라진다

박병호.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지난 9일 삼성-넥센전이 열린 목동구장. 넥센은 5-9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에서 1루에 있던 박병호를 대주자 김지수로 교체했다. 최고의 타자 박병호가 경기 중 교체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11일 삼성전에 앞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장단지를 맞아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넥센은 아쉬웠지만, 교체의 순간 삼성 류중일 감독은 "땡큐"를 외쳤다.

류중일 감독은 "부상으로 박병호를 교체했는지 몰랐다. '김지수를 투입해 큰 게 나오면 다 들어오려고 하나'라고 생각했다"면서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는 땡큐였다. 9회에 박병호에게 찬스가 올 것 같았다. 결국 김민성에게 맞긴 했지만, 김지수를 잘 잡았다. 만약 박병호였으면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던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의 예상대로 박병호에게 찬스가 한 차례 더 왔다. 9회말 이택근의 2루타, 유한준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 찬스였다.

하지만 타석에는 박병호 대신 김지수가 섰다. 결국 김지수는 1루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 이어 강정호마저 삼진을 당했다. 김민성이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리면서 8-9까지 쫓아갔지만, 박병호의 빈 자리가 아쉬운 경기였다.

10일 비 덕분에 하루 쉰 박병호는 11일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루 수비는 윤석민이 맡았다. 넥센에게는 그만큼 박병호의 방망이가 필요했다.

그리고 박병호는 1-3으로 뒤진 4회말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5회말에는 중전 적시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올해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인 삼성 에이스 릭 밴덴헐크도 박병호 앞에서는 작아졌다.

물론 넥센에는 훌륭한 타자들이 많다. 32홈런과 타율 3할3푼9리를 기록 중인 강정호부터 유한준, 이택근, 김민성 등 모두 3할에 두 자리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다. 여기에 최다안타 1위 서건창이 타선 맨 앞에서 뛰고 있다. 윤석민, 이성열도 한 방을 가지고 있으니 1~9번까지 쉬어갈 틈이 없는 타선이다.

하지만 박병호가 있고, 없고에 따라 넥센의 힘도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바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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