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군부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10시 24분쯤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 21층 베란다에서 휴가를 나온 A(23) 상병이 같은 중대 B(21)상병과 함께 천장에 매달린 빨래 건조대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윤 일병이 소속된 육군 28사단 소속 관심병사 2명으로, 휴가를 나와 A 상병이 누나와 함께 살던 집에서 동반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상병과 B 상병은 지난 3일과 6일 각각 휴가를 나왔다. A 상병은 부대 복귀 예정일인 11일 복귀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상병은 14일 부대 복귀 예정이었다.
이들은 각각 B급, A급 관심병사로 입대 후 군에 적응하지 못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상병은 지난 5월 2일 인성검사 시 자살예측 판정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으며, B 상병은 작년 인성검사 때 자살 충동 및 복무 부적응 결과가 나왔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B 상병은 작년 10월 부대에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으며, 11월에는 부대를 탈영했다가 8시간 만에 체포된 적도 있었다.
군 관계자는 "B 상병을 부대에서 현역 복무 부적합 심의대상으로 하려 했으나 부모 만류로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숨진 장소에서 발견된 B 상병의 다이어리에는 "견디기 힘들다. 아무 것도 못하겠다"는 메모와 함께 같은 중대의 선임병에 대한 욕설과 "죽이고 싶다"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6월말 쯤 부대내 동료에게 "휴가를 나가면 자살하겠다"며 예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리 이 사실을 인지했다면 자살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현장 감식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부대 내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12일 오후 2시 18분쯤에는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 소재 제3군사령부 직할 공병부대 사격장에서 윤모(21·굴착기 운전병) 일병이 머리에 관통상을 입고 숨졌다.
윤 일병은 자신의 K-1소총 총구를 턱에 대고 스스로 방아쇠를 당겨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윤 일병의 바지에서는 노트 한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우울증) 약을 먹어도 변하는 건 없다. 동기와 선임, 후임들에게 미안하다. 나에게 잘 해주었던 선임들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의 죽음은) 당신들 잘못이 아니다. 못난 나의 탓이다'고 적혀 있었다.
윤 일병은 지난해 10월 입대한 뒤 받은 인성검사에서 '자살 우려' 결과가 나와 A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있었다.
군 헌병대는 우울증 약을 복용해 온 윤 일병이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