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러 쿠릴열도 훈련에 "도저히 용납못해"

쿠릴반환 의식해 공들인 對러외교 갈수록 꼬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3일 러시아가 전날부터 일본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에 착수한데 대해 "우리나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휴가를 보내고 있는 야마구치(山口)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외무성이 러시아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12일 러시아가 실효지배중인 쿠릴열도에 배치된 군부대 병력과 공수부대 요원 등 병력 약 1천 명과 100여 대의 군장비, 5대의 밀(Mi)-8 다목적용 헬기, 태평양함대 전력 등을 동원, 대대적인 훈련을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쿠릴열도 반환을 성사시키려는 아베 총리의 구상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가 강화하면서 꼬이는 양상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가을로 예정했던 푸틴 대통령의 일본 방문 가능성을 열어둔 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피격된 사건을 계기로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일본은 최근 러시아 요인들에 대한 자산동결 등 추가 제재조치를 결정하는 등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러시아가 일본과의 쿠릴열도 협상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군사훈련을 강행한 것은 일본에 대한 보복 조치 차원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 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쿠릴열도가 2차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릴열도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양국 간 협상은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에 참여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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