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LA 20대 흑인 총격사망…경찰-유족 주장 엇갈려

경찰 "피해자 원인제공" vs 유족 "경찰 과잉대응"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일어난 경찰의 총격에 따른 20대 흑인 사망 사건의 원인을 둘러싸고 경찰과 유족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젤 포드(24)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오후 8시20분께 LA 남부 흑인 밀집지역인 뉴턴 지역 65번가(街)에서 차를 몰고 가다가 경찰로부터 '수색을 위한 정지명령'(Investigative Stop)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포드는 차를 정차하고서 경찰과의 몸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미주리주에서 10대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유사점이 있은 데다 피해자 가족·친지들이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LA 경찰국(LAPD) 앤디 스미스 대변인은 이날 총격 사건과 관련해 "많은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면서 "숨진 포드가 심문을 하려던 경찰관과 몸싸움을 시작했고 경찰관의 권총을 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미스 대변인은 조직범죄팀 소속 경찰 2명은 당시 65번가 길가에 있는 포드를 발견하고 조사를 하고자 정지명령을 내리고 수색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찰관 2명 중 1명이 순찰차에 내려 길가에 있는 포드에게 다가가자 포드가 갑자기 뒤돌아서 경찰관과 몸싸움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이 과정에서 포드는 수색하려던 경찰관의 파트너 총에 맞았으며, 포드와 몸싸움을 벌인 경찰관도 자신의 총을 통제하기 위해 예비 권총을 활용해 포드를 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숨진 포드의 가족들은 포드가 총격이 일어날 당시 저항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의 총격은 정당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드의 어머니 트리토비아 씨는 LA 지역 방송인 KTLA와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착한 애"라며 "당시 포드는 땅바닥에 엎드린 채 경찰 지시에 순응했음에도 경찰이 쏜 총 3발을 맞았다"고 밝혔다.

포드의 사촌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포드가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 지역의 경찰들은 포드가 정신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포드의 가족·친지와 친구들은 사건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17일 오후 3시 LAPD 본부 앞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LAPD 강력범죄 조사반은 사건 경위에 대한 조사에 발 빠르게 착수했다.

찰리 벡 경찰국장과 알렉스 부스타만테 감찰관, 경찰위원회도 조만간 사건 경위 조사를 마치고 경찰의 총격이 지침을 준수해 이뤄졌는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얼 허친슨 LA시 도시정책 라운드테이블 대표는 "사건 발생 후 벡 경찰국장에게 회의를 소집하도록 요구했다"면서 "현재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사건이 미주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맞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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