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이라크 통합정부 신속 구성 촉구

유엔, 이라크 인도적 위기에 '레벨 3 비상사태' 선언

이라크에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국회부의장이 새 총리로 지명되면서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정치적 고립 상황에 처한 가운데 유엔과 미국은 통합정부 구성 등 정치적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라며 압박에 나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알아바디의 새 총리 지명에 대해 "이라크 내 모든 분파를 대표할 통합정부 구성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며 알아바디 새 총리 지명자에게 "가능한 한 빨리 헌법이 정한 시간표 내에서 통합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신속히 일해달라"고 촉구했다.

안보리는 또 "모든 정당과 지지자들은 평정을 유지하면서 헌법에 의한 정치적 절차를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정부는 새 총리 지명에 반발하는 알말리키 총리에게 앞으로 진행될 정치적 절차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알말리키 총리는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것은 이라크 국민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 대변인은 이어 "이라크에서의 화합은 필수적"이라며 "백악관은 알아바디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정부 구성을 보면 매우 반가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성직자인 알리 알시스타니도 알말리키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시스타니는 알아바디가 새 총리로 지명되기 전에 알말리키 총리가 속한 다와당 수뇌부에 보낸 편지에서 "새로운 총리 선정을 위한 작업이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알시스타니는 새로운 총리의 자격 요건에 대해 "폭넓은 국가적 지지를 받으면서 다른 정치·민족·종교 지도자들과 협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편지는 한달 전 작성된 것이지만, 알시스타니 측은 이날 편지를 공개했다.

그러나 알말리키 총리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물론 오랜 우방인 시아파 맹주 이란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린 상황에서도 총리직 고수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알말리키 총리는 이날 주례연설에서 새 총리 지명이 위헌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연방법원이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까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은 이날 이라크가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 국가'(IS)의 세력 확대로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수만명이 산간지대에 고립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것과 관련해 최고 수준인 '레벨 3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유엔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주이라크 유엔 특사는 이같은 조치를 통해 이라크 난민들에 대한 추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