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현 CJ회장 항소심서 징역 5년 구형

이 회장 "살고싶다" 선처 호소…재판부, 9월 4일 판결 선고

검찰이 1천6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4) CJ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회사를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해야 할 이 회장이 세금을 포탈하고 회삿돈을 횡령한 만큼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징역 5년과 벌금 1천100억원을 구형했다. 징역 6년을 구형했던 1심때 보다 1년이 줄어든 것이다.

검찰은 "CJ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으로 경제에 기여한 바는 크지만 대한민국이 없으면 CJ도 없고, 대한민국의 존립 근거는 국내에 납부하는 세금에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이 회장이 횡령한 금액 대부분을 회사에 갚기는 했다"면서도 "최근 인기를 끈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다'고 말하며 왜구를 물리치러 나갔던 것처럼 물질보다는 건전한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비자금 조성 자체로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 사적 용도로 썼을 때만 횡령죄가 된다"며 "이 사건 비자금은 모두 직원의 격려금 등 공적 용도로 사용한 만큼 이를 횡령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포탈 세액을 모두 납부했고, 횡령액도 전액 변제했다"며 "제3자에게 끼친 손해가 없는데다 이 회장이 신장이식 수술 후 사실상 10년 미만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환자복을 입고 링거를 꽂은 채 법정에 출석했다. 건강 악화로 신경안정제를 투여하게 돼 이날 예정됐던 피고인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모든 것이 제 잘못이다"고 힘겹게 입을 뗐다.

그는 "살고 싶다. 살아서 제가 시작한 CJ의 문화사업을 포함한 미완성 사업을 완성하고 싶다"며 "사실 관계와 진정성을 깊이 고려해 억울함이 없게 해달라. 최대한 선처를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앞서 재판부에 자필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조세포탈·횡령·배임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작년 7월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지만, 신부전증을 앓던 이 회장이 작년 8월 신장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이후 항소심 재판부가 구속집행정지 재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지난 4월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다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변호인은 오는 22일 만료되는 구속집행정지의 연장을 재차 신청했다.

재판부는 내달 4일 오후 2시 30분에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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