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어린이 망명 신청자 150명 석방

호주 정부가 자국 난민수용소에서 장기 억류해온 어린이 망명 신청자 150명을 석방하기로 했다고 국영 ABC방송이 19일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수용소에서 내보내는 어린이들에게 임시 비자의 일종인 '연결비자!'(bridging visa)를 부여해 영주권이 나오기 전까지 이들의 사회생활 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스콧 모리슨 이민부 장관은 "이번 석방 대상은 지난해 7월19일 이전에 호주 본토 수용소에 들어온 10세 미만 어린이들"이라며 "이들은 올해 안에 연결 비자를 받아 지역사회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집권 후부터 배편으로 호주로 향하는 망명 신청자들을 호주땅에 들이지 않는다는 강경 난민정책을 고수해온 토니 애벗 정부가 비록 일부지만 수용소에 억류돼온 어린이들을 지역사회로 내보내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 정부는 그러나 자국령 크리스마스섬 수용소에 억류된 어린이 148명과 인근 나우루공화국 역외수용소에 있는 어린이 193명은 이번 석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모리슨 장관은 "역외 수용소에 있는 어린이들을 석방하면 (난민에게 돈을 받고 선박에 태워 보내는) 난민 인신매매범들을 부활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크리스틴 밀른 녹색당 대표는 "역외 수용소에 있는 어린이들도 모두 석방해야 한다"며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억제하려고 어린이들을 가둬둬야 한다는 주장은 핑계가 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호주에서는 난민수용소에 장기 억류된 어린이들이 각종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자해를 시도하기도 한다는 인권단체 등의 실태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현 정부의 강경 난민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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