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정부 "난민 버스 피격 사망자 수십명"(종합)

정부군-반군 책임 공방…반군 지도자 "동부 독립 인정해야 정부와 협상"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루간스크 인근 지역에서 18일(현지시간) 발생한 버스 피격사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이 서로 상대의 책임을 주장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올렉시 드미트라시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포격을 받은 피란민 버스에서 시신 15구가 수습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훼손된 신체를 수습한 결과, 최소 10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대변인 안드레이 리센코도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른다며 이 중에는 여성과 아이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스가 러시아제 박격포와 다연장포에 공격을 받았다며 친러시아 반군이 민간인이 탑승했다는 표시가 있는 버스를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 총리는 피란민 버스에 포격이 가해진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부총리인 안드레이 푸르긴은 이번 포격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누군가 죽었다면 우크라이나 정부군 소행"이라고 말했다.

피란민 버스가 포격 받은 데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다.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피란민 버스에 가해진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도 이번 공격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양측 모두 무고한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를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번 공격에 대해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이 국내 난민에 관한 원칙을 존중하라고 양측에 촉구했다"며 "군사 작전이 벌어지는 지역에서 벗어나려는 난민은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군 지도자인 자하르첸코 총리는 분리주의 반군은 중앙 정부와의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동부 지역의 독립을 승인받은 뒤에야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자하르첸코는 이날 도네츠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우리를 독립국가로 인정해야 한다. 이미 어느 수준의 자치를 얘기할 시기는 지났다"고 주장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이 앞서 평화안을 통해 제시했던 동부 지역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치 허용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미다.

자하르첸코는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저항을 계속하겠다며 "반군이 무기를 내려놓는 상황은 꿈도 꾸지 말라"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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